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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학교 졸업생들이 대학 진학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사회적 명성과 인지도’로 나타났다. 특히 졸업생 5명 중 1명은 주전공으로 ‘의약학계열’을 택했다. 영재학교가 명문대 진학을 위한 통로로 인식되면서 당초 설립 취지인 ‘이공계 창의적 인재양성’과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내용은 21일 한국교육개발원이 공개한 연구보고서 ‘영재학교 졸업생의 대학 진학과 그 후, 창의 인재로서의 성장을 위해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가?’에 담겼다. 연구보고서는 지난해 대학에 재학 중인 영재학교 졸업생 33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했다.
◇ 대학 진학 시 고려사항 ‘사회적 명성과 인지도’ ‘교육비 및 장학금 혜택’ 순
보고서에 따르면, 졸업생들이 대학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사항 1순위는 ‘사회적 명성과 인지도’(40.4%)였다. 이어 ▲교육비 및 장학금 혜택 13.4% ▲우수한 교수진 12.5% ▲희망전공 유무 및 특성화 프로그램 11.6% 순으로 나타났다.
졸업생들이 주로 택한 전공은 ‘이공계열’이다. 공학계열(47.2%)과 자연계열(21.7%)이 많았다. 의약학계열도 19.3%에 달했다.
전공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사항은 ‘흥미와 적성’(70.9%)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성공이나 인기 분야 6.5% ▲높은 취업 성과·합격가능성 6.2% ▲사회기여도 3.9% ▲부모님·선생님·친구·지인 등 주변의 권유 3.6% 등도 주요 고려사항으로 꼽혔다.
전공을 결정한 시기는 ‘고등학교 1~2학년’(41.2%)이 가장 많았다. ‘고등학교 3학년 대학 입학 직전’이 31.2%로 뒤를 이었다. ▲중학교 시기 13.4% ▲희망 전공 결정하지 못하고 대학에 입학 8% ▲초등학교 혹은 그 이전 6.2% 도 있다.
연구진은 “영재학교 설립 목적과 취지를 고려해볼 때 대학 선택의 주요 요인이 사회적 지위보다는 희망전공 유무나 특성화 프로그램 등이어야 한다”며 “앞으로 영재학교는 재학생들이 다양한 진로를 준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제공하고, 특히 과학에 대한 재능과 열정을 대학 진학 후에도 유지·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연구활동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AP제도 등 대학교육 연계방안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영재학교의 교육과정은 심화와 속진으로 구성된다. 1학년 때 고교 3년 교육과정을 압축해 배우고, 2학년부터 AP제도(선수이수제)를 통해 대학교 1·2학년 수준의 과목을 이수하는 식이다.
AP제도는 고교 교육과 대학 교육과의 차이를 줄이고 교육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 중에서 AP제도를 경험한 졸업생은 64.1%다.
이들은 ‘AP제도가 대학에 와서 자신에게 어떤 도움이 되었느냐’는 질문에 ‘학업과 진로 계발’(36.7%)에 가장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관심분야의 집중학습’(33.5%)이나 ‘학업 취득 소요기간 단축을 통한 빠른 사회 진입’(21.8%)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AP제도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밝힌 29명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물은 결과, ‘선수이수학점이 대학에서 인정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이 75.9%로 가장 많았다.
연구진은 “현재 5곳의 과학기술특성화대학에서는 AP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지만, 일부 종합대학에서는 아직 정착되지 못했다”며 “영재학교 학생들이 과학분야의 창의적 인재로 거듭나기 위해선 대학 교육과의 체계적인 연계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재학교 졸업생 10명 중 4명 대학 선택 시 ‘사회적 명성과 인지도’ 고려
-한국교육개발원, 영재학교 졸업생 337명 설문조사 결과 분석
-AP제도 도움 안 되는 이유 묻자… “학점 인정하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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