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계고 온라인 실습 위한 VR·AR 등 인프라 확보해야”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07.14 10:47

-직능원, 직업계고 전문교과 온라인 실습 주요 이슈 분석

  •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개학 이후 직업계고가 온라인 실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학생 대여용 PC와 AR·VR 기자재 등 실습 인프라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4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이슈페이퍼 ‘직업계고 전문교과 온라인 실습의 주요 이슈와 개선방안’에 따르면 학습준비, 교수·학습, 평가, 학습정리 등 직업계고 전문교과 수업 전 단계에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공업 ▲농생명 ▲상업·정보 ▲수산·해운 ▲가사·실업 등 5개 계열 직업계고 14곳을 대상으로 교사 인터뷰를 진행하고 이 같이 밝혔다.

    ◇실습환경 조성 어려움… 평가 공정성도 문제

    학습준비 단계에서는 대다수 교사들이 계열에 관계없이 실습기자재 준비와 실습환경 조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실습하는 과목의 교사들은 학생마다 가정 내 PC 보유 여부나 사양이 다른 점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가정 내 PC가 없거나 사양이 낮으면 실습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교수·학습 단계의 경우, 온라인 실습에서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거나 안전사고에 대처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됐다. 실습 진행 과정에서 상호작용이 부족해 교육 효과가 낮다는 의견도 나왔다.

    무엇보다도 평가의 공정성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은 평가 시간이나 조건 등을 동일하게 설정하는 게 불가능하고, 타인에 의해 완성된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신뢰도 있는 평가가 어렵다고 인식했다.

    학습정리 단계에서 학습량이 부족하거나 학습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을 판별하기 어려운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다만, 일부 교사들은 학습 결과물을 저장하거나 공유하기가 쉬워 여러 콘텐츠와 연계한 학습정리가 가능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실습 인프라 논의 부족… 콘텐츠·평가기준도 필요

    이러한 직업계고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의 핵심은 ‘인프라’다. 우선, 가정에서 온라인 실습을 하기 위한 주변기기가 갖춰져 있는지 확인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존의 학교 중심 PC 보급 정책에서 노트북·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 보급 정책으로 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온라인 실습을 위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등 도구 활용을 극대화할 필요도 있다. 다만, 연구팀은 “VR·AR을 활용하려면 고가의 시설 장비와 콘텐츠가 필요한 만큼 교육부에서 교육적 활용도가 높은 분야를 선정하고 시범적으로 활용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I를 활용해 학생들에게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게임형 학습도구’를 개발해 학생 개인별 학습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연구팀은 “직업계고를 대상으로 한 전문교과 실습교육 인프라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직업교육은 ‘학교’라는 물적 인프라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관념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교육부와 교육청, 특히 학교는 대규모 비용이 드는 콘텐츠 개발이나 시설 투자가 코로나19 이후에도 유지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전망 때문에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며 “이제 직업교육의 실습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온라인 실습 인프라에 대한 투자의 가능성을 평가할 시기”라고 부연했다.

    이외에도 연구팀은 향후 직업계고 학점제 도입에 따른 온라인 활용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해 표준화된 과목별 콘텐츠를 도입하고, 온라인 수업의 평가 기준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