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장난에 사이트 먹통까지…세계 각국 원격수업 ‘진땀’
하지수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04.21 15:17

-미국·영국·호주 등도 온라인으로 수업 진행
-수업은 뒷전, 닉네임으로 장난치는 학생도

  • 영국 빅토리아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학습 사이트에 접속 장애가 발생한 모습./데일리메일 홈페이지
    ▲ 영국 빅토리아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학습 사이트에 접속 장애가 발생한 모습./데일리메일 홈페이지
    #. 최근 노르웨이 오슬로의 한 학교가 발칵 뒤집혔다. 아홉살 학생들에게 원격수업을 진행하던 도중 한 남성이 불법적으로 사이트에 접근해 음란행위를 벌였기 때문이다. 발가벗은 그의 모습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생중계됐다. 학교 측은 즉각 피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사과하고 화상 수업을 중단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각국이 학생들의 학습 공백을 줄이기 위해 원격수업에 나서고 있다. 뉴욕, 워싱턴 D.C 등 미국 일부 주와 영국, 터키 등은 지난달 말부터 원격수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난생처음 시행되는 온라인 등교에 돌발상황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20일(이하 현지 시각) 미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서의 원격수업을 “혼란 그 자체”였다고 표현했다. 수업은 뒷전이고 장난을 치는 사례가 빈번해서다. 계정명을 나치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이름을 딴 ‘아이 러브 아돌프 히틀러(I LOVE ADOLF HITLER)’로 설정해 독일어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도 있었다. 워싱턴포스트는 “교직원들이 부적절한 이름을 가진 계정을 없애도 학생들이 다시 가입해 장난을 친다”고 전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 도중 옷을 홀딱 벗고 화면에 등장하거나 외설적인 가사를 담은 노래를 크게 틀어놓는 학생도 있었다.

    사이트 접속 장애도 문제였다. 호주 퀸즐랜드에서는 20일 오전 주 전체에 걸쳐 원격수업 사이트 과부하 현상이 나타났고 앞서 이달 중순 영국 빅토리아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빅토리아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수업에 참여해야 할 18명의 학생 가운데 단 4명만이 학습 사이트 접속에 성공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미국 미네소타주에서도 약 87만명의 학생이 미국 대표 학습관리시스템인 스쿨로지(Schoology)와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시소(Seesaw) 접속 대란이 일어났다.

    미국의 한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다른 반 학습방에 들어가 수업을 방해하는 일이 있었다. 일부 학생들이 담임이 보낸 수업 초대 링크를 다른 친구들에게 퍼뜨린 탓이다. 미국 ABC 방송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힘든 점이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과 교사는 원격수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