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걱세 “수능 6개 문항 고교과정 벗어나”
이재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11.27 14:59

-“킬러문항, 기계적이고 반복적 학습노동 강요”

  •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출제된 수학 가·나형 60개 문항 가운데 6개 문항이 고교 교육과정 밖을 벗어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7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지난 14일 치러진 수능의 수학 가·나형 60개 문항을 현직교사와 수학 교과의 교육과정 전문가 등 8명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분석에 따르면,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나 출제된 문항은 수학 가형 3개 문항, 수학 나형 3개 문항이다. 수학 가형은 확률과 통계 과목에서 배우는 확률밀도함수에 대한 해석을 묻는 18번 문항과. 21번 문항, 30번 문항 등이다. 수학 나형은 15번 문항과 17번 문항, 21번 문항이다. 

    사걱세 측은 “고교에서 다루는 함수는 변수가 하나뿐인데, 수학 가형 21번 문항에 등장하는 변수는 너무 많고, 함수도 여러 개가 동시에 정의돼 (수험생이) 문제의 뜻을 이해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이런 문제는 교육과정은 물론 교과서에서도 전혀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사걱세가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났다고 지적한 문항은 시험의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출제당국이 일부러 어렵게 내는 ‘킬러문항’이다. 사걱세는 이런 킬러문항이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학습노동을 강요하고 나머지 학생을 ‘수포자’(수학포기자)로 만드는 폐해를 양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학에서 중시하는 개념에 대한 이해보다 문제풀이 기술과 반복적인 연습을 강조해 ‘스킬’만 가르치는 학습노동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또 이를 풀기 위해 학교수업 외에 학원이나 과외, 인터넷강의를 통한 사교육을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사걱세는 올해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나 출제된 수능 문항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제기하지 않을 방침이다. 지난 1월 제기한 관련 소송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월 사걱세는 2019학년도 수능 문항을 분석해 수학 가·나형 12개 문항이 고교 교육과정을 위반했다며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