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개편 공론화 발표] 입시전문가 "정시 확대 전망…수능 사교육 팽창할 수도"
신혜민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8.03 15:03

-공론화위 대입개편 공론화 결과 발표에 따른 입시전문가 분석

  • 지난달 29일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시민참여단이 충남 천안 계성원에서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2차 숙의토론회를 마치고 폐회식을 하고 있다. /조선일보 DB
    ▲ 지난달 29일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시민참여단이 충남 천안 계성원에서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2차 숙의토론회를 마치고 폐회식을 하고 있다. /조선일보 DB

    올해 중3 학생에게 적용되는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 결과를 놓고, 대다수 입시전문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상대평가 체제가 유지되고 대입 정시전형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총평했다.

    오늘(3일)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 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는 이 같은 내용의 대입제도 골격을 발표했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공론화위는 “의제 중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의견은 없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수능 전형 비중을 45%로 확대하는 내용의 공론화 의제1의 경우 52.5%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지만, 수능 절대평가 전환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론화 의제2의 경우도 48.1%의 지지율로 2위를 기록, 1위와 2위 차이의 통계적인 차이가 없었다. 다만, 현재 20% 안팎인 수능 위주의 정시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82.7%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를 두고 입시전문가들은 ‘수능 상대평가+수능 위주 전형 확대’를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2022학년도 대입개편은 큰 틀에선 수시모집을 위주로 하면서도, 정시 선발 비율은 종전보다 증가할 것”이라며 “학생들은 내신과 수능 준비를 60대 40 정도의 비율로 균형 있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분석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도 “정시 비율의 확대라는 기조가 그동안 교육부의 방침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현행보다는 다소 정시 비율이 늘어나 30%~35%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시 이월 인원을 고려하면 40%까지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시 학생부 중심 전형의 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만약 의제1을 기준으로 개편안이 마련된다면, 현행 입시제도의 기본 틀에는 변화가 없지만, 정시모집 비율이 상당히 늘어 상대적으로 수시 학생부 위주 전형 선발 비율이 낮아질 것”이라며 “특히 현재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이 상당히 높은 서울지역 대학들은 이에 대한 선발 인원이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자율형사립고(자사고)·특수목적고(특목고) 학생들은 대입에서 더욱 유리해질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내신의 불리함을 수능으로 만회할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정시가 확대되면, 현재보다 학교 내신에 대한 부담이 다소 줄어든다”면서 “내신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자사고·특목고 학생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자사고·특목고 선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능 준비에 상대적으로 유리할 뿐 아니라, 학교 내 활동에 충실할 경우 학생부종합전형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수능 사교육 시장의 팽창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만기 소장은 “학부모나 수험생 입장에서는 수능 확대되면 수시나 내신 준비에 대한 부담을 완화할 순 있으나, 수능 사교육 시장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론화 결과로 또 다른 논란이 이어질 거라는 의견도 나온다. 수능을 절대평가화하는 방안인 의제2가 근소한 차이로 2위 점수를 받은 것과 관련해 대입개편 방향을 둘러싼 교육계의 갈등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임성호 이사는 “근소한 차이로 나온 결과이기 때문에 앞으로 논란이 지속할 수 있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돌발 변수들이 생겨 입시정책의 또 다른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한편, 공론화위는 이날 발표된 공론화 결과를 토대로 대입제도 개편 권고안을 7일 확정해 교육부에 넘길 예정이다. 교육부는 이달 말까지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 개편 권고안과 2022학년도 수능 과목 구조 및 출제범위, 학생부 기재 개선안 등을 종합해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확정안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