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당사자 학생이 바라는 대입 개편안은?…"정시, 학생부 전형 균형 필요"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6.26 19:45

-학생 의견수렴 위해 호남제주권에 이어 두 번째로 대전서 열려
-“상대평가 통한 변별력 확보”는 공통된 의견

  • 26일 오후 3시 '2022학년도 대입개편을 위한 미래세대토론회'에서 김영란 대입개편 공론화위원장이 인사 말씀을 하고 있다. / 오푸름 기자
    ▲ 26일 오후 3시 '2022학년도 대입개편을 위한 미래세대토론회'에서 김영란 대입개편 공론화위원장이 인사 말씀을 하고 있다. / 오푸름 기자

    “서로 다른 학생들이 다양한 흥미와 적성을 계발해 꿈을 키울 수 있는 학교가 필요합니다. 그러려면 공정함을 인정할 수 있는 정시 전형과 다양한 열정과 가능성을 평가하는 학생부 위주 전형(학생부교과ㆍ학생부종합전형)의 비율이 균형 있게 정해져야 합니다.”

    26일 오후 3시 대전시 대전평생교육진흥원 보문산 1층 컨퍼런스홀에서 진행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미래세대토론회(이하 미래세대토론회)’에 참여한 학생들은 서로 개성을 존중하는 학교가 되기를 원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정시 전형 선발 비율을 늘려 학생부 위주 전형과의 균형을 맞추고 개별 학생마다 학업능력수준을 변별하기 위해 상대평가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래세대토론회는 최근 2022학년도 대학 입시제도 개편을 위한 공론화 의제가 발표된 가운데, 대입제도 개편에 관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21일 열린 호남권ㆍ제주 미래세대토론회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4시간에 걸쳐 공감 단계, 미래 탐색, 현실 검토, 대입제도 개선의견 발표, 토론 결과 공유 과정을 거쳤다.

    토론 결과 공유 단계에서 정시 확대를 주장한 학생들은 ‘공정성’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박주희(대전 매봉중 3) 학생은 “현재 정시의 비율이 너무 적기 때문에 이를 확대하는 것이 공정성을 확보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참가자 역시 “수능은 모든 학생이 응시하기 때문에 공정성을 인정할 수 있으니 정시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학생부 위주 전형 개선에 대한 제안이 쏟아졌다. 토론 결과 발표에 참여한 허다원(충북 단양고 3) 학생은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현재 수험생활에서 가장 힘든 건 공부도 아니고, 학교생활도 아니다. 제가 학생부종합전형을 잘 준비해서 붙을 수 있는지 모른다는 점이다”라며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붙고 떨어지는 기준이 애매해 투명하게 기준을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시 확대’를 주장한 대다수 학생의 결론은 정시 전형과 학생부 위주 전형의 균형으로 모였다. 5조 대표는 “재수생이 많은 점을 생각해볼 때 정시 확대가 필요하고, 성적만으로 우리를 다 판단하긴 어렵기 때문에 열정과 가능성을 가진 학생을 대학이 뽑을 수 있도록 학생부 위주 전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다수 학생은 상대평가로 학업능력의 변별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2조 대표인 한 학생은 “절대평가를 시행하면 공부 부담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상대평가보다 변별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큰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절대평가로 전환될 경우 과목의 중요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1조 대표는 “영어, 한국사 과목 같은 경우에도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그 과목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며 “수능 모든 과목을 절대평가로 바꾸면 이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열린 충청권 미래세대토론회에는 총 66명의 중ㆍ고등학생과 대학생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각 8~9명(중학생 3~4명, 고등학생 4명, 대학생 1명)씩 한 분임을 이뤄 원탁토론을 진행했다. 분임은 총 8개로 구성됐다. 분임마다 전문 토론촉진자인 퍼실리테이터가 배치돼 학생들의 토론을 도왔다. 현실 검토 단계에서는 이진회 대전 대신고 교사가 현행 대입제도 개요 및 개편 공론화 의제 설명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이후 대입제도 개선의견 발표 및 토론 결과 공유가 이뤄졌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영란 대입개편 공론화위원장은 인사 말씀을 통해 “지난해 원전 공론화 사례와 같이 대입제도를 둘러싼 갈등도 시민의 지혜를 모아 합리적으로 해결하고자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가 만들어졌다”며 “미래세대토론회는 대입개편에 대한 학생 여러분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이를 숙의 과정에 반영하기 위해 개최했다”고 전했다.

  • '2022학년도 대입개편을 위한 미래세대토론회'에서 7조가 '우리가 원하는 고등학교의 모습과 대입제도 개편방향 및 이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오푸름 기자
    ▲ '2022학년도 대입개편을 위한 미래세대토론회'에서 7조가 '우리가 원하는 고등학교의 모습과 대입제도 개편방향 및 이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오푸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