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수를 할지 말지 확정하지 못한 채 긴가민가하며 망설이는 학생, 평소 자기 의지가 부족하고 대학 입시에 대한 동기가 약한 학생, 친구와 어울려 놀기 좋아하거나 게임을 즐기는 학생, 갖가지 유혹에 쉽게 마음이 흔들리는 학생’ 정기수 서초종로학원장은 이런 학생들을 기다린다. 재수는 초기부터 엄격한 학습‧생활관리를 받아야 다가올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까지 버틸 힘이 생긴다는 게 정 원장의 설명이다.
지난 11월 2018학년도 수능시험이 끝나고 재수의 갈림길에 선 학생들에게 정 원장은 재수를 선택할 때 고려할 점으로 ‘본인의 의지’를 첫손에 꼽았다. 그러면서 “담당강사가 아침부터 밤까지 학습을 돕고 진학‧진로는 물론이고 심리상담까지 지원하니, 평소 의지가 약하거나 어울려 놀길 좋아하는 학생에겐 오히려 엄격한 학습 분위기와 각종 학습 지원 체계가 24시간 가동되는 재수학원을 선택하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초종로학원의 학습·생활 관리는 물샐틈없이 깐깐하기로 알려졌다. 평일 오전 7시 40분 등원해 오후 10시까지 의무자습을 하는데, 좀처럼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다. 토요일도 정규 수업을 진행하니 ‘주 6일 수업’이다. 토요일은 정규 수업 이후 오후 6시까지 의무자습을 하고 이후 시간을 자율자습으로 돌린다. 공휴일과 일요일에도 과목별 강사들이 학생들의 공부를 돕는다.
쉬는 시간을 제외하곤 이동에도 제한을 둔다. 질문이 있는 학생은 질문표를 제출해야 하고, 화장실도 정해진 시간에 다녀올 수 있다. 몸이 아파 학원 앞 약국을 갈 때도 외출증을 끊어야 하고, 학생이 조퇴를 원하면 담임강사가 부모와 상의하는 게 원칙이다. 그만큼 엄격한 학습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얘기다.
재수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하면 기대하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 정 원장은 “재수는 추가로 1년을 더 공부하는 것이라서 공부가 잘되는 시기가 있고, 안 되는 시기가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선 한번 무너진 학습 패턴을 끌어올리기가 절대 쉽지 않다. 하지만 처음부터 타인의 의지(학습 관리)로 엄격하게 관리받으면 힘든 시기에 ‘버티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초종로학원은 낭비되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을 운영한다. 여느 재수학원처럼 국어·수학·영어 세 과목 총점의 합으로 수준별 반을 편성하지만, 과목별 점수대로 한 번 더 반을 나눈다. ‘과목별 세분화 수업’이다. 정 원장은 “총점으로만 반을 나누면 한 반에 국어는 강한데 수학이 약한 학생과 반대로 국어는 약한데 수학이 강한 학생이 있을 수 있다”며 “과목별 반편성을 하지 않으면 수강생마다 조금씩 낭비되는 시간이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것이 서초종로학원이 몇 배의 추가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과목별 세분화 수업을 고집하는 이유다. -
여기에 담임강사가 생활, 학습, 진로, 입시 상담을 매일 한다. 학생들은 ‘플래너’라는 일기를 쓰는데, 학습에 관한 고민뿐 아니라 마음의 변화도 기재하도록 했다. 이를 바탕으로 학원의 전체 강사는 학생 개인별 대책을 세우고 학습 계획을 조정한다. 여느 재수학원처럼 성적 상담을 비롯한 수시‧정시 컨설팅도 받을 수 있다.
정 원장은 “재수를 할지 말지는 학생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 부모에게 등 떠밀려서 하는 재수는 효과가 없다. 학생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 학습 실력을 향상시켜야 하는 재수생들은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니 선택은 빠를수록 좋다”며 “공부가 잘될 때와 안 될 때, 어떤 경우에도 열심히 공부할 수 있어야 자신의 성적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학원 탐방]서초종로학원 “시간 낭비 최소화… 엄격한 분위기 속 학생·강사 함께 집중학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