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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시행 예정인 2018학년도 과학고 원서접수를 앞두고, 이를 준비하는 중3 학생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특히 올해 새 정부가 자율형 사립고(이하 자사고) 폐지 정책을 발표하면서, 교육 현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학령인구의 감소로 과학고 전체 경쟁률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겠지만, 이공계 우수학생들 사이에서의 경쟁은 여전히 치열할 것으로 분석한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올해 과학고 전체 경쟁률은 전년보다 소폭 하락하거나 비슷할 것”이라며 “학령인구 감소에도 중학교 절대평가 시행과 특목고 인기 등에 힘입어 평균 경쟁률이 약 3대 1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올해 과학고 입시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효과적인 입시 준비 가이드를 알아봤다.
◇활동 동기∙목적 구체적으로 표현해 자소서 작성
대개 과학고 입시는 1단계 자기소개서와 학생부를 바탕으로 서류평가를, 2단계는 면접을 한다. 1단계 서류평가와 관건은 단연 자기소개서다. 과학고 자기소개서는 크게 세 가지 질문으로 구성돼 있다. ▲과학 활동실적 ▲수학 활동실적 ▲인성영역이다. 일부 과학고의 경우 지원 동기, 학습 및 진로계획, 자기주도학습 역량, 독서와 관련된 내용 등을 추가로 묻는 경우도 있어 지원하고자 하는 학교의 지난해 자기소개서 양식을 학교 홈페이지에서 미리 살펴봐야 한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질문은 ‘수학∙과학관련 활동실적’을 묻는 문항이다. 글자수도 전체 3000자 중 절반 이상을 할애할 정도로 중요하다. 질문 문항별로 ▲자신의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어떤 사례를 가져올지 ▲추가로 조사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등 문항별 작성 방향은 물론, 전체적인 콘셉트를 잡아야 한다.
전체적인 자기소개서 콘셉트를 잡았다면, 본격적인 작성에 앞서 문항별 사례를 찾아야 한다. 참고자료는 기본적으로 학교생활기록부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수학∙과학 활동실적을 작성하는 영역에선 이와 관련한 사례를 중심으로 기록해야 한다. 특히 수학·과학교사 또는 동아리 담당교사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던 수행평가나 관련 대회 수상, 동아리활동 결과물 등이 좋다. 다른 지원자와 차별성 있는 사례를 찾는 데 얽매일 필요는 없다. 과학고에서 보고자 하는 것은 지원자의 수학∙과학적 학업역량이다. 즉, 사소한 활동이라도 자신의 잠재역량을 끌어올렸던 내용이 담겨 있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인성영역의 경우, 수학∙과학과 연관성을 굳이 찾지 않아도 된다. 교내 교우 관계나 인성∙배려∙나눔∙협력∙소통∙리더십을 발휘해 긍정적인 평가와 결과를 만들었던 사례면 충분하다. 특히, 희망하고자 하는 진로나 직업인이 가져야 하는 대표적인 인성적 자질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이후 어떤 방식으로 이를 키웠는지에 대한 활동도 살펴봐야 한다.
과학고 자기소개서의 변별력은 ‘수학∙과학 활동실적 영역’이다. 이 항목에서 자신만이 가진 수학∙과학적 학업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작성할 사례가 결정됐다면, 활동을 했던 동기와 목적이 무엇인지 그 과정과 내용을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직접 작성한 문서가 있다면, 이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여기에 최종적인 활동 결과물과 이 활동을 통해 수학∙과학의 어떤 역량을 키울 수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이처럼 실질적인 사례를 통한 구체적인 내용으로 잠재역량을 보여주고, 추가로 활동했던 부분을 나열식으로 기술해 탐구 호기심을 보여줘야 한다.
지원자의 인성은 학교생활기록부 내용에서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특히 담임교사가 작성해준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란에서 직접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평가한다. 하지만 학교생활기록부에는 구체적인 과정과 내용은 기술돼 있지 않다. 좋은 평가를 받았던 사례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기서 집중해야 할 것은 ‘협력과 소통’이며 그 관계 속에서의 자신의 역할이다. 단순히 참여해 열심히 했다는 것이 아닌, 주도성을 갖고 어떤 갈등상황에서 자신의 역할이 빛났던 내용이라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즉, 서로 협력해 좋은 결과를 만들었던 내용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이를 통해 느낀 점과 배우게 된 점을 기술하면 된다.
◇자기소개서∙학교생활기록부 중심으로 면접 준비하라
자기소개서를 만족스럽게 작성했다면, 본격적으로 소집면담을 준비해야 한다. 먼저 자기소개서와 학교생활기록부를 바탕으로 예상되는 질문을 뽑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면접의 평가 기준은 수학∙과학 학업역량을 갖추고 있느냐이다. 자기소개서에 작성한 수학∙과학 활동사례를 중심으로 포함된 개념은 물론, 연관된 개념과 상위개념까지 정리해 숙지해야 한다. 면접관은 이런 활동실적과 관련한 내용을 지원자의 입을 통해 직접 들으며 진정성을 평가하고자 한다. 따라서 자기소개서 내용만으로 면접질문을 예상하는 것은 부족함이 있다.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된 유사한 활동, 독서활동, 심지어 1학년 자유학기제 활동 내용까지 살펴보며 예상 질문을 뽑고 답변 연습을 해야 한다. 또한 수학∙과학 담당교사의 평가가 담긴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도 유심히 살펴보며 본인의 학업적ㆍ인성적 특징에 대한 예상 질문에 대비해본다.
김창식 엠베스트 입시전략 수석연구원은 “과학고는 글을 잘 쓰고 말을 잘하는 학생을 선발하기보단, 표현이 조금 어눌하더라도 지원자가 가진 잠재역량을 보려고 한다”며 “면접관은 지원자가 직접 작성한 자기소개서와 학교생활기록부 내에서 질문하기 때문에, 그간의 학교생활을 돌아보며 진정성 있게 대비한다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2018 과학고 입시,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