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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와 수학이 특히 어려웠어요. 시험을 보면서 손도 못 댄 문제도 있었을 만큼요.”(김미진양ㆍ고3)
“지난 3월 교육청 모의고사 때보다 점수가 많이 떨어질 것 같아요. 언론에는 시험이 쉬웠다고 나오는데, 저만 시험을 망친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이민수군ㆍ고3)
국ㆍ영ㆍ수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거나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입시전문업체들의 분석과 달리 1일 치러진 6월 모의평가(이하 모평)가 실제로 학생들에게는 매우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이 끝난 직후 수험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6월 모평에 대해 ‘진짜 어려웠다’, ‘평가원 모의고사는 교육청 모의고사와는 차원이 다르다’, ‘시험을 망쳤는데, 이제 어떡해야 하나’와 같은 고민을 다룬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심지어 지난 수능을 치른 재수생들도 2017학년도 수능보다 훨씬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이런 반응은 전년도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쉬웠다는 입시전문업체의 분석과는 정반대된다. 8개 입시전문업체는 모의평가가 치러진 당일, 각 교시가 끝날 때마다 실시간으로 분석 자료를 내놨다. 업체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쉬웠다는 반응은 공통적이었다. 실제로 한 업체의 경우 국어 영역의 1등급 컷을 96점까지 내다봤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현재 해당 업체는 학생들의 가채점 결과를 반영해 등급 컷을 80점대로 수정한 상태다. 이는 지난해 수능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학생들의 가채점 결과를 반영해 새롭게 내놓은 입시업체들의 등급 컷은 국어 88~90점, 수학(가) 87~88점, 수학(나) 88~92점(2일 오전 기준)이다.
입시전문업체 분석 자료와 학생들이 느끼는 난도 간 상당한 차이가 생긴 이유는 뭘까. 이강현 이강학원 대표원장은 “입시업체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분석자료를 내고 싶은 마음에 몇몇 전문가들의 견해만 반영해 깊이 있게 분석을 하지 않은 탓이 크다”며 “이런 속보경쟁이 학생들에게는 독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소장 역시 “저희도 입시분석 자료를 내고 있지만, 속보경쟁에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동의했다.
“모 업체에서는 조금이라도 빨리 자료를 내기 위해 시험 중에 학생들과 함께 문제를 푼 학원 강사들의 견해를 중심으로 분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조금이라도 자료를 빨리 내야 기사에 언급이 많이 되는 그간 형성된 관행 때문이죠. 이렇다보니 학생들과 체감하는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죠. 다른 업체는 이를 받아 쓰거나 이와 비슷하게 분석하는 형태고요. 강사 또는 해당 전문가와 학생들의 시각차가 엄연한 상황이니만큼 앞으로 분석자료를 낼 때는 좀 더 조심하고 신중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모평만 놓고 봐도 국어와 수학은 지난해보다 매우 어려웠고, 영어의 경우 지난해 수능 정도로 나온 것으로 밝혀졌어요. 앞으로도 이렇게 계속 차이가 난다면 입시업체가 시험 당일에 분석자료를 낼 수 없도록 막는 방향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6월 모의평가는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한다는 점에서 수능 바로미터로 불린다. 재학생만 대상으로 했던 지금까지의 모의고사와 달리 졸업생도 응시한다는 점에서 이를 토대로 수시와 수능을 전망하는 수험생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강현 원장은 “언론에서 쉽다고 하면, 학생들은 자신만 어려웠다고 착각해 상실감을 크게 느낄 뿐 아니라 자포자기하는 경우도 있다”며 “지금은 남은 기간 포기하지 않고 매진해야 할 시기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6월 모평] 수험생 “저만 어려운가요?”…체감 난도 높았다
-입시전문업체 분석 자료와 왜 차이 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