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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부산광역시 진구 청소년문화센터 대강당 무대에서 특별한 연극 한 편이 펼쳐졌다. 청소년회복센터가 운영하는 ‘둥지극단’의 창단 기념 공연인 ‘엄마의 바다’. 출연진은 모두 청소년회복센터에서 생활하는 청소년들이었다. 청소년회복센터는 가벼운 범죄를 저질러 소년법상 1호 처분을 받은 청소년들을 보호하는 곳이다. 이날 백 명 남짓한 관객 앞에서 열연한 청소년들은 배역에 상관없이 모두가 주인공으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연극에 참여한 박철민(19‧가명)군은 “연극을 통해 둥지극단에 소속된 친구들이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이 든다. 저 역시 노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최근 갈 곳 없는 청소년이 다시 비행을 저지르지 않도록 돌봐 주는 청소년회복센터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청소년회복센터는 법원에서 처분받은 보호소년들에게 안전한 환경과 교육 기회 등을 제공하는 사법형 그룹홈이다. ‘학력 취득’ ‘기술 습득’ 등을 통해 법원에서 처분받은 보호소년의 자립을 돕는다. 7년 전 ‘호통판사’로 잘 알려진 천종호 판사 주도로 세워져, 현재 부산 6곳, 경남 6곳, 울산 3곳, 대전 4곳 등 전국에서 19개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청소년회복센터에 머무는 보호소년들은 가정에서 생활하는 것과 동일하게 학교에 다니며 학업을 지속하거나, (학업을 중단한 경우) 검정고시를 준비한다. 또는 기술 습득을 위해 학원 또는 자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소년도 있다. 청소년회복센터 측은 이들이 그동안 부모와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한 점을 감안, 재능 기부자들이 진행하는 다양한 체험 활동 기회도 제공한다. 독서 모임, 공예 치료, 원예 치료, 셀프 리더십, 코칭 등 체험 분야도 다양하다. 지난달 열린 연극 ‘엄마의 바다’ 역시 이러한 프로그램의 하나로 개최된 것이다.
연극 공연을 주도한 극단 디아코노스의 김태연 단장은 “처음에는 연극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열어보고자 하는 취지로 시작했다. 몇 번의 모임을 거치면서 아이들이 점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을 발견, 본격적으로 연극을 준비해 보기로 했다. 아이들이 살아온 삶의 상황과 비슷한 작품을 정하고 연습에 돌입했다. 그동안 사회와 가정에서 소외돼 눈치를 보고 자기표현을 못 하던 아이들이 무대에서 숨겨진 재능과 끼를 표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그간 청소년회복센터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꾸준히 공연 관람 기회를 제공해 왔다.
임윤택 청소년회복센터장은 “아이들이 열정적으로 공연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둥지극단’이라는 이름을 정하고 창단 발표회까지 열게 됐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아이들 표정도 밝아지고, 서로 배려하는 등 긍정적인 태도 변화가 생겼다”고 전했다.
비행청소년에 안전한 환경‧교육 기회 제공… ‘청소년회복센터’ 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