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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우송대학교의 행보가 남다르다. 뛰어난 한식 교육 커리큘럼과 세계적 수준의 교육환경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부로부터 '한식 스타셰프(Star Chef) 양성기관'으로 지정됐다. 내년에는 '글로벌 한식조리학과'를 개설해 첫 신입생을 뽑을 계획이다. 이같은 한식의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인물은 놀랍게도 벽안의 존 엔디컷(74·사진) 총장. 그는 조지아 공대에서 교수 겸 국제전략정책센터 소장으로 오랫동안 근무하며 노벨평화상 후보에 추천되기도 했고, 2007년부터 우송대 솔브릿지국제대학 책임자로 일하다 지난해 1월 총장에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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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디컷 총장은 "비빔밥, 삼계탕, 불고기, 온갖 종류의 국수, 다양한 전통주 등 한식은 세계의 어떤 사람들이든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저력이 있다. 국내 최고·최대의 조리교육대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우송대는 앞으로 한식의 세계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2년 연속 '한식 스타셰프' 양성기관 지정
우송대의 목표는 단순한 요리사 배출이 아니다. 차별화된 요리실력은 기본이고, 이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 등 외식산업 전문가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01년 외식조리학부를 개설했고, 국내 최고 수준의 조리 실습시설에서 블록식 수업으로 진행된다. 30여명의 교수진 가운데 외국인 조리교수만 16명에 이른다.
실제로 우송대는 이미 국내외로부터 조리교육 시스템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2년 연속 한식 스타셰프 양성기관 지정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는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주관하는 향토음식전문가 양성과정 기관으로 지정됐다. 올해는 대전시청에서 주관하는 '외식산업 컨설팅 기관' 및 충남도청에서 주관하는 '외국인 이용음식점 경영컨설팅 사업'에도 지정됐다. 엔디컷 총장은 "우송대 졸업생들은 최고급 호텔식당, 한정식, 프랜차이즈 기업 등 각 분야에서 타학교 졸업생과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실무 능력을 갖춘 예비 스타셰프로 왕성하게 활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식 세계화를 위한 노력
엔디컷 총장은 "앞으로 우송대는 글로벌 한식조리학과 개설 및 조리경영전문대학원 운영으로 한식세계화의 선봉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세계 외식조리산업을 예측해 볼 때, 한국 조리교육기관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는 한식이라는 점이 확실합니다. 이같은 상황인식과 미래전략에 따라 글로벌 한식조리학과를 개설, 한식세계화를 선도할 수 있는 우수한 인재를 양성할 계획입니다."
올해 첫 신입생을 뽑는 글로벌 한식조리학과는 반류·찬류·장류 등 전통한식의 기본과목과 궁중음식, 연회음식 등 한식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교육이 진행된다. 한식 전용 조리실습실은 물론 영상제작실 및 한식체험교육실도 운영된다. 무엇보다 전통한식의 철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인의 입맛에 맞도록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과학적인 한식조리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저염식이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식이 세계인들에게 통하려면 맛은 기본이고, 짠 맛과 매운 맛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외국인에게 한국의 맛이라며 강요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음식을 만드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글로벌 한식조리학과는 반드시 외국인 교수 수업도 듣도록 하고 있으며, 미국의 명문조리학교인 존슨앤웨일즈 대학과 공동학위 제도도 운영할 계획입니다. 해외의 현지 외국인 조리사들이 한식을 조리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내년부터는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해 외국인 한식조리 특별반도 운영합니다."
해외에서 한식을 가르치고 한식당을 경영할 수 있는 전문인 육성을 위한 조리경영전문대학원인 'Culinary MBA'도 올해 개설했다.
엔디컷 총장은 "조리를 기본으로 경영과 글로벌 능력을 배양하는 특화된 대학원으로는 전 세계에서 처음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엔디컷 총장의 한식 사랑
엔디컷 총장은 개인적으로 한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한식은 맛있을 뿐 아니라 건강에도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사람들이 저에게 한식에 대해 물을 때마다 항상 고민됩니다. 맛있는 음식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에요. 특히 갖가지 나물과 함께 비빔밥을 먹으며, 동동주를 마시는 그 맛이란 정말 놀라울 정도입니다. 최근에는 지인으로부터 백김치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어찌나 맛이 좋던지 아내와 저는 매일 먹는 미국식 아침식사에 백김치를 곁들여 먹습니다. 한국에서 한식을 꾸준히 먹으면서 건강도 좋아졌습니다. 좋은 콜레스트롤이라 일컫는 HDL 수치는 올라가고, 나쁜 콜레스트롤인 LDL 수치는 확 떨어졌어요."
엔디컷 총장은 좀 더 많은 한국학생들이 한식 세계화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음식이라는 것이 단순히 경제적 효과만 가지지 않습니다. 음식에는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있어요. 많은 한국 학생들이 한식 세계화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을 기울일 때 한국의 이미지가 더 좋아지고 국제사회에서의 위상도 더 높아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I ♡ 한식(韓食)… 글로벌 인재 키워 한식 세계화 앞장설 것"
대전=류재광 맛있는공부 기자
zest@chosun.com
존 엔디컷 우송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