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이끌 글로벌 리더 만나 세계적 이슈·고민 토론했어요"
김명교 맛있는공부 기자 kmg8585@chosun.com
기사입력 2010.08.09 03:05

외국 학생들도 참여… 국제대회로 첫발

  • 지난 2일 오후 4시. 서울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 그랜드 볼룸은 800여명의 학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제7회 2010 서울모의유엔회의(무노스·MUNOS)의 마지막을 장식할 모의유엔 총회의(Plenary Session)가 열렸기 때문. 총회의장(President of General Assembly)을 맡은 양영효(민사고 3)양의 진행으로 세계 평화, 경제, 환경, 인권 등 분야별 다섯 개의 결의안을 놓고 설전이 오갔다. 결의안은 각국 대사들의 거수로 통과 여부가 결정되는데, 이날은 이례적으로 다섯 개의 결의안이 모두 통과됐다. 폐회식을 앞두고, 4일간의 긴 여정을 마친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아쉬움과 뿌듯함이 어려 있었다.

    무노스는 참가 학생들이 유엔 의장단과 각국 대사의 역할을 맡아 세계적 이슈에 대해 논의, 토론을 거쳐 결의안을 도출해내는 모의유엔회의다. 서울시, 월드비전과 함께한 2010 서울모의유엔회의는 6·25 전쟁 60주년과 G20 서울 정상회의 개최를 기념해 노르웨이·홍콩·싱가포르·호주 등 외국 학생들도 참가해 국제대회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알렉스(19·싱가포르 화총 국제학교)군은 “한국 학생들의 토론 방식이 인상 깊었고 시야를 넓힐 기회였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무노스에 참가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 ①월드비전과 함께하는 아동보건 캠페인에 참여한 학생들. ②총회의 장면. 장장 다섯 시간에 걸친 설전 끝에 다섯 개의 결의안이 모두 통과됐다./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 ①월드비전과 함께하는 아동보건 캠페인에 참여한 학생들. ②총회의 장면. 장장 다섯 시간에 걸친 설전 끝에 다섯 개의 결의안이 모두 통과됐다./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또 기존의 토론대회, 모의유엔대회와 비교할 수 없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진로 탐색을 돕기 위한 워크숍과 MIT 학생들이 직접 방한해 진행한 멘토링 프로그램, 학생들에게 사회공헌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기 위해 준비한 ‘월드비전과 함께하는 아동보건 캠페인’ 등이 그것이다. 후세인 아메드 MIT 모의유엔 사무총장(MIT 공대 2)은 “한국 학생들의 열정과 실력에 한 번 놀랐고 대회의 높은 수준에 또 한 번 놀랐다. 앞으로도 무노스와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싶다”고 전했다.

    폐회식 기조 연설자로 나선 박종삼 월드비전 회장은 “지금도 어린 아이들이 1초에 세 명씩 죽어가고 있다. 진정한 글로벌 리더는 말로 그치는 사람이 아니라 몸으로 행동하는 사람”이라며 무노스 참가자들이 국제 사회에 관심을 갖고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주문했다.

    ◆무노스 참가자들, “내가 미래의 글로벌 리더!”

    무노스에 처음 참가하는 청심국제고 1학년 임아진양은 국가 간의 분쟁을 해결하는 사법기관인 국제사법재판소(ICJ·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에서 활약했다. 임양은 “그동안 참가했던 여느 토론대회와는 다른 분위기에 새로움을 느꼈다. 벨기에와 세네갈의 분쟁에 대해 재판을 진행했는데, 이 사건에 대해 누구 못지않은 지식을 갖추게 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 ③폐회식 장면. 숨 가쁘게 흘러갔던 시간을 뒤로 하고 무노스 참가자들은 다음을 기약
했다./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 ③폐회식 장면. 숨 가쁘게 흘러갔던 시간을 뒤로 하고 무노스 참가자들은 다음을 기약 했다./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재판정에서 발언하려면 반드시 재판관의 동의를 구해야 합니다. 상대가 말을 끝내기 무섭게 반박하는 여느 토론 방식과는 조금 다르죠. 그 점이 인상 깊었어요. 직면한 사건에 대한 증거와 배경 이야기를 충분히 조사하고 준비한다면 영어에 서툰 친구들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분위기를 이끌어 갈 수 있죠. 첫 번째 참가라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다음번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흔히 영어 토론대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영어의 유창성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국제사법재판소에서는 발언의 내용이 얼마나 논리적인지, 합당한지에 따라 재판 결과가 결정된다. 그만큼 부지런히 준비하고 노력한 참가자가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국제 외교 전문가가 꿈인 김희건(서울 휘문고 1)군도 학교 선배들의 추천으로 무노스에 처음 참가했다. 유학 경험이 없는 김군은 “처음에는 영어를 잘하는 친구들을 보며 주눅이 들기도 했지만, 회의를 진행하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귀띔했다.

    “처음 참가해 걱정도 많았지만, 친구들의 도움과 조언으로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국제 외교 분야에서 활약하려면 국제 사회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모의유엔에 관심이 있어도 영어 때문에 참가를 망설이는 친구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부딪혀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서울외국인학교 10학년 김형석군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무노스에 참가했다. 큰 기대 없이 참가한 무노스에서 상을 받고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WHO(세계보건기구)에 소속돼 아프리카 난민들의 보건 시스템에 대해 고민했다. 김군은 “가상으로 진행한 유엔회의였지만 훗날 세계무대에서 함께할 친구들을 미리 만나봤다는 데 의의가 있다. 한국뿐 아니라 여러 나라의 친구들과 국제적 이슈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토론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美 입학사정관 출신 컨설턴트 초청 세미나

    무노스 운영사무국은 10~12학년 유학생, 국제학교 재학생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소수정예 아이비리그 전략세미나를 개최한다. 브라운대, 컬럼비아대 등 미 명문대 입학사정관 출신이며, 10년 이상 아이비리그 입시 컨설팅을 해온 로드 부가린 컨설턴트가 포트폴리오 작성 등 아이비리그 지원전략을 설명한다. 12학년의 경우 개별 상담 신청 및 에세이 첨삭도 가능하다. 예약 필수.

    ●일정: 8월 13일(금) 오후 2시/8월 14일(토) 오전 10시
    ●장소: 강남 도곡동 교육센터 세미나실
    ●참가비: 10만원
    ●문의 및 예약: (02)724-7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