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박람회도 빈익빈 부익부
맛있는 교육
기사입력 2010.08.06 10:43

서울 유명대학에만 북적

  •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2011학년도 수시 대학입학 박람회’에 서울 유명대학 이외의 지방대학들은 찬밥 신세가 되고 있어 ‘다양한 전형유형에 관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대교협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대교협은 앞서 “참가교 모두가 박람회장에서 공동으로 입학설명회를 개최하고 직접 상담 등을 통해 종합적인 입학정보를 제공한다”고 보고자료를 통해 밝힌 바 있다.

  • 그러나 실제 박람회 입장과 동시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앞 다퉈 서울의 인기 대학 부스 앞으로 달려갔고 상담사들이 많게는 5~8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길게는 1시간 이상 상담을 기다려야 했다.

    반면 지방의 대학들은 입시 상담은 커녕 입시자료를 배포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한 지방대학의 박 모 팀장은 “다음부터 인기대학의 옆에 부스를 얻지 말아야겠다”며 “일정 비용을 들여 우리 대학을 알리려 한 것이지 꿔다놓은 보릿자루가 되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차라리 인기대학들을 빼고 지방대학들만 모아서 학생이나 학부모들에게 알릴 수 있는 박람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주최측에서 이런 쏠림 현상을 막을 수 있는 프로그램 도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교협 측은 “지방대학은 정원확보에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라 내년 신입생 모집에 대비해 홍보하기 위해 참가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학부모들이 인기 대학에 관심을 갖는 것은 행사 주최측에서 제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대교협 측은 “당장은 대책을 만들지 못하지만 신중히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수시 박람회는 학교마다 다른 수시 전형과 다양한 입시사정관 전형에 대해 혼란스러워했던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좋은 기회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상담사들의 학과 입시에 대해 자세한 설명과 함께 자기소개서서 작성 시 유의점과 같은 입사에 결정적인 정보들을 전달하는 성과 있는 자리였다.

    그러나 서울의 인기대학과 지방대학들의 극단적인 빈부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인기대학, 지방대학, 나아가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의미 없는 박람회가 될 수 있다.

    물론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 대교협에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다. 인기대학은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인지도가 낮은 대학들은 특색을 살린 홍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교협이 2011학년도에는 수시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혀 수시에 대한 관심은 더욱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로 처음 개최되는 박람회인 만큼 내년에는 더 나은 대안과 발전을 기대해본다.

    ※아름다운교육신문 기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