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이스트에선 매년 11월 '학과 평가'가 이뤄진다. 각 학과는 '학과 특성에 맞게 내년 계획을 세웠는가?' '전년 수립 계획을 달성했는가?' '혁신적인 교과목 개발하고 융합학문을 위해 노력했는가?'처럼 다양한 분야에 걸쳐 심사를 받는다. 저명한 과학자의 교수 채용, 단순 SCI 논문 게재 수가 아닌 혁신적인 연구 실적, 대형 연구 과제나 국제 공동연구 유치 실적, 영어 강의 비율, 외국인 교수·학생 유치 실적 등도 심사 대상이 된다.
평가 결과는 학과가 운용하는 예산으로 직결된다. 또 각 학과장은 소속 교수별로 개인 평가를 해 성과금을 6등급으로 나눠 차등 지급한다. 최고 등급과 최저 등급은 최소 3배 이상 차이가 나도록 규정해, 평가가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도록 했다. -
이 같은 학과평가는 카이스트가 '세계 수준의 연구 중심 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도입한 경영 혁신 중 하나다. 학과별 경쟁을 통해 발전 가능성 높은 교육·연구 분야를 발굴하고 집중 지원하기 위해서다.
카이스트는 또 신규 교수 임용이나 승진 등 인사와 예산 편성·집행에 대한 학과장의 권한을 대폭 확대했다. 쓸데없는 절차를 줄이고, 학과장에게 책임과 권한을 동시에 줘 효과적인 학과 운영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카이스트는 지난 2006년 '총장자문위원회(President's Advisory Council·PAC)'도 발족시켰다. 세계 10위권 대학으로 진입하기 위한 학교의 발전 방안에 대해 국내·외 산(産)·학(學)·연(硏) 분야별 전문가들로부터 구체적인 자문을 받기 위해서다.
PAC에는 닐 파파라도 메디테크사 회장, 혹 탄 아바고 테크놀리지사 회장, 요시카와 히로유키 일본산업종합연구소 이사장(전 도쿄대 총장), 존 홀츠리히터 패니 앤 존 해르츠 재단 이사장 등 국외 인사들과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 이희국 주식회사 실트론 사장, 이희범 STX에너지 사장, 김우식 전 과학기술 부총리, 김명자 그린코리아21포럼 이사장(전 환경부 장관) 등 국내 인사들이 위촉됐다. PAC 자문위원들은 지금까지 서남표 총장에게 '박사과정에 외국인 학생을 늘릴 것' '계속 경영 구조를 개선할 것' 같은 의견을 제안해왔다.
[글로벌 명문 카이스트] 매년 '학과 평가'로 경쟁력 높은 곳 집중 지원
김연주 기자
caro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