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만점 열쇠' 있어요
김소엽 맛있는공부 기자 lumen@chosun.com
기사입력 2010.07.19 03:10

상위 0.1% 공부이야기_광문고 윤기훈군
>> 과학…개념 정리 후 문제집으로 응용력 길러
>> 국어…어법노트 만들어 어휘 정리
>> 영어…자투리 시간에 팝송·듣기평가 들어
>> 사회…신문·잡지 등 교양서적 통해 지식 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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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광문고 1학년 윤기훈(17)군./김승완 기자 wanphoto@chosun.com
    ▲ 서울 광문고 1학년 윤기훈(17)군./김승완 기자 wanphoto@chosun.com
    서울 광문고 1학년 윤기훈(17)군은 자기주도학습의 달인으로 꼽힌다. 부모님의 잔소리나 학교의 강압 없이도 학습에 의미를 부여해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기 때문이다. 윤군은 성적을 올리고 싶다면 교과서가 기초가 되는 학습을 하라고 권한다. 교과서의 개념을 익히면 응용문제는 자연적으로 풀 수 있기 때문이다. '교과서를 뛰어넘는 지름길도 학습지도 없다'는 게 윤군의 생각이다.

    ◆영어로 감정을 쓰고 표현해보자

    “원하던 외고 실패 후 고집을 많이 버렸어요. 늘 제가 하는 방식이 옳다고 생각해왔는데 잘못된 방법은 버려야 한다는 걸 알게 됐죠. 그래서 제일 먼저 각 과목별로 개념 이해를 위해 교과서를 정독했습니다.”

    구태의연한 대답이라고 생각했지만 윤기훈군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보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윤군은 “친구들도 그렇고 대부분 국어라고 하면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과목’ 혹은 ‘문제집 열심히 읽고 책 많이 읽어보면 되는 과목’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어도 한 나라의 언어다. 영어나 독일어, 일본어의 문법과 어법은 공부하면서 국어의 어휘나 어법을 공부하는 아이들은 없다”고 했다. 모의평가나 교과서, 책을 읽을 때마다 모르는 단어나 어휘는 나만의 어법노트를 만들어 따로 정리한다. 도움이 안 될 것 같지만, 국어는 얼마나 문법에 맞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는 과목이기 때문에 고급 어휘, 정확한 어법은 성적으로 연결된다. 게다가, 서술형 평가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윤군은 다른 친구들보다 문항에 대한 이해도나 해답 기술의 능력이 빠르고 깊이감이 있어 크게 당황하지 않을 수 있었다.

    “수학은 너무 뻔한 대답 같지만 교과서 개념위주로 하고 있어요. 수학에 관한 한 불변의 법칙 아닐까요. 다만, 친구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어려운 문제를 많이 풀어본다는 점이죠. 제대로 풀어보려고 노력하고 점차 속도를 붙여 문제가 숙달되도록 풀고 또 풀어요.”

    사회탐구나 과학탐구의 경우 국영수와 달리 시험에 나오는 분야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내신위주로 공부하고 있다. 과학은 교과서와 선생님이 나눠주는 프린트물을 중심으로 개념정리를 한다. 윤군은 “과학은 개념만 정리되면 문제집을 통해 응용력을 키우는 게 좋다. 개념도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문제집을 푸는 친구들이 있는데 결국, 외우는 것밖에 안 된다.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개념정리부터 하는 게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사회탐구 역시 이해와 암기가 반드시 필요한 과목이지만, 다른 과목처럼 정석으로만 공부하진 않는다. 교양서적을 통해 관련정보를 얻고 이해하는 편이다.

    “‘먼나라 이웃나라’ 같은 책이나 역사 드라마, 역사관련 신문·잡지 등을 통해 공부해요. 재미도 있고 공부한다는 느낌보다는 쉰다는 느낌이 들어서 자유롭게 하고 있어요. 하지만, 국사는 달라요. 무조건 교과서로 공부하죠. 국정이기 때문에 공부할 분야가 많지 않고 세부내용이 잘 정리돼 있어 교과서만으로도 충분하거든요.”

    특히, 영어 과목을 좋아하는 윤군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팝송과 듣기평가를 즐겨 듣는다. 영어는 체감시간이 늘어날수록 실력이 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 외 시간에는 영자신문과 영어 원서 소설들을 읽는다. 생명과학 전공인 누나의 전공서적도 읽는데 다양한 단어를 접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독해력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중학교 때는 영어로 논설문이나 일기 등을 썼어요. 관심사를 써보면서 표현력이 많이 늘죠. 문법이 틀려도 좋아요. 써본다는 데 의의를 두는 거죠. 이런 습관들이 고등학생이 된 지금도 영어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꿈이 있는 자는 슬럼프에 빠지지 않는다

    정석대로 꼼꼼하게 공부하는 윤군이지만 한때 슬럼프에 빠진 적도 있었다. 중학교 2학년 때 “내가 왜 공부를 해야 하지?”라는 의문이 꼬리를 물며 사춘기가 찾아온 것. 당시 윤군에게는 심각한 고민이었다. 공부에 대한 의욕이 사라지자 자연히 성적도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방황이 길지는 않았어요.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힘을 내게 됐죠. 마음을 다잡고 제 꿈인 국제변호사를 위해 다시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찾았어요. 그때부터는 큰 기복 없이 공부하고 있어요.” 국제변호사라는 목표를 정했기 때문에 그에 따른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다방면의 상식을 위해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많이 읽고 외국어만큼은 국어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열심이다. 윤군은 “시험에 도움이 되는 공부만 해서 국제변호사가 되고 싶지는 않다. 다방면에 지식과 인성을 갖춘 사람부터 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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