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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18일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 평가시험이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수험생 자녀를 둔 가정은 말 그대로 ‘비상상태’에 돌입했다. 각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제도’ 등 2011학년 입시전형을 속속 발표하면서 대입 전략 마련에 분주하기 때문이다.
수험생 부모들은 각종 ‘엄마 모임’이나 사설학원 대학입시 강좌를 통해 입시정보를 얻고 있지만 자녀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남의 얘기’ 같다. 자녀를 소위 ‘명문대’에 보낸 ‘엄마’들은 해마다 새로운 전형이 생기고, 더욱 복잡해지기 때문에 ‘아이에 맞는 부모들의 입시 전략’ 마련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 “다른 엄마 말 맹신 마라”…아이에 맞는 교육방식 발굴 중요
올해 자녀를 고려대 국제어문학부에 보낸 이춘은(49) 씨는 “내 아이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내 아이에게 맞는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며 “입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엄마 모임’의 조언은 ‘100%’ 믿지 말라”고 조언했다. 수험생 어머니들끼리도 엄연한 ‘경쟁 상대’이기 때문에 모임에서 나온 정보가 정확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씨는 이어 “정확한 입시정보를 얻어 미리미리 입시전략을 세우고 아이의 성적을 토대로 학교 담임 선생님과 상담을 자주 하라”고 덧붙였다.
학원 선택에도 나름 전략이 필요하다. 아들을 연세대 의대에 입학시킨 원경임(49) 씨는 “엄마가 학원 정보를 알아보지만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는 게 바람직하다”며 “학원 유명세보다 아이에게 잘 맞는지의 여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녀를 서울대 생명공학부에 보낸 이선모(46) 씨는 “아이가 슬럼프에 빠져 공부하기 싫어할 때는 차라리 놀게 하라”며 “오히려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이에 대한 ‘믿음’과 놀고 싶을 때 실컷 놀아보는 것도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 입학사정관제, 정확히 알고 준비하라
이런 의미에서 ‘선배 엄마’들은 2011학년도 대입부터 본격 확대 시행되는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한 이해와 그에 알맞은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올해 대입은 전국 105개 대학에서 수시 전형으로 3만7628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전체적으로 신입생 10명 중 1명꼴로 입학사정관제를 활용한 전형으로 뽑는다.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등 대부분의 주요 대학이 입학사정관 전형을 실시한다.
지난달 28일 입학사정관 전형을 발표한 서울대에 이어 고려대가 31일 입학사정관 전형의 전 과정을 소개하는 내용의 백서를 발간했다. 특히 고려대는 “2011학년도 전체 입학정원의 65%를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학들의 입학사정관 전형 도입이 급격히 진행되다 보니 수험생과 부모들은 전형에 관한 정확한 설명과 이해가 부족해 혼란에 빠져 있다. 대부분의 고등학교 교사들은 “학생들 ‘포트폴리오’ 만드느라 일만 더 늘었다”며 불만의 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학생들이 스펙(비교과활동)에 신경 쓰느라 정작 학과 공부에는 소홀하다는 것.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 정성재(31)씨는 “아이들이 상장을 받기 위해 각종 대회에 참가하면서 수업에 빠지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며 “방학이 지나면 외부에서 받은 상장을 학생부에 올려달라는 학생들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털어놨다.
이미 입시를 치룬 엄마들은 조금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 입학사정관 전형도 결국은 ‘수시’이며, 수시의 문은 좁기 때문에 ‘모험’이 될 수밖에 없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춘은 씨는 “아무리 스펙이 좋아도 대학의 당락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학과 성적”이라며 “성적이 갖춰진 다음에 도전하는 것이 바로 수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오히려 입시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종로학원 입시전략연구소 김명찬 소장은 “뚜렷한 목표 없이 단기간에 준비할 경우 모래성과 같을 수 있다”며 “자기의 강점을 분명히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꾸준한 준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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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명문대 보낸 엄마, “다른 엄마들 말 100% 믿지마세요”
이영주
비즈니스앤TV 기자
xpcmzh@chosun.com
잠재된 경쟁 상대 부모의 정보 신뢰성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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