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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여름에 런던의 한 투자은행에서 일했을 때의 일이다. 회의실에 모인 팀원들은 몇 일전 일어난 미국 모기지 회사의 파산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고 그 주 주말 아무런 대책 없이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런던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파티를 열었다.
하지만 우리가 전해 들었던 것과는 달리 미국 모기지 시장의 위기는 전 세계 경제의 추락을 몰고 왔으며 그 결과 수많은 사람들은 집과 직장 그리고 꿈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정작 이 위기를 일으킨 장본인들은 수백만 달러를 가지고 자리를 물러나거나 아직까지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은행 구제 이후 많은 세금이 그들의 보너스로 나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나만 성공하면 된다는 가치관에서 생긴 것은 아닌가?
얼마 전 조선에듀케이션 주관으로 열린 조선청소년리더십 포럼에서 moderator로 일하면서 올바른 가치관 확립이 진정한 리더에게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국내외 학생들이 모인 이 포럼에서 나는 학생들의 영어실력뿐만이 아니라 프레젠테이션 능력, 토론 능력 그리고 해박한 세계정세 지식에 깜짝 놀랐고 그런 학생들을 보며 앞으로 전개될 한국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조를 나누어 함께 일을 할 때 같은 모둠으로 활동하면서도 함께 도와주고 타협하기 보단 자신의 일에만 집중하고, 힘들어하는 친구들을 제외 시켜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우는 모습들을 보며 사회에 만연한 성적, 학벌 주위가 우리 아이들에게 나만 잘하면 된다는 가치관을 심어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서 학생들 하나하나에게 다가가 남을 배려하며 함께 협동해 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해 주었고 그 이후 보여주는 긍정적인 결과들을 접하면서 우리 아이들이 진정한 리더로 자라기 위해 정작 필요한 것은 수학공식이 아니라 올바른 가치관 확립일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
나에겐 영화를 전공으로 공부하고 있는 동생이 하나 있다. 동생은 촬영을 나갈 때마다 항상 리더로서의 어려움에 대해 토로하는데 결국 그 어려움이라는 것은 협동에 대한 문제다. 그 많은 사람들로부터 진심을 이끌어 내지 않으면 리더가 아무리 뛰어난 기술과 재능을 가지고 있어도 발전된 결과를 이끌어 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학교와 학원을 돌아가며 대학교 입시 준비에 모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가치관 확립의 기회와 여유를 주기 위해 어른들이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잘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 박소현 리더십, 서비스코칭 전문가 기사 제공
CYLS에서 만난 청소년들의 리더십
코칭 전문가가 말하는 미래의 리더상
"남을 배려하는 것이 결국 이기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