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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학부모들은 자녀교육에서 창의력과 인성을 핵심키워드로 삼고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지난 18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창의성과 인성 함양을 위한 교육내용·방법·평가체제 혁신 방안'이라는 방침을 내놓았다. 입시 등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이 창의력과 인성에 중점을 두겠다는 뜻이다.
교과학습 분량 20% 이상 감축, 블록타임제 적용, 체험활동을 위한 기업·대학 등 외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고질적인 암기위주 교육에서 창의·인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틀을 바꾸겠다는 것이 교육 당국의 계획이다. 교과부는 "새로운 지식과 가치를 창출하고 더불어 살 줄 아는 능력이 요구되는 미래 사회에는 지식 뿐만 아니라 창의성과 인성을 고루 갖춘 인재를 요구한다"며 추진 배경을 밝혔다.
◆창의·인성교육 강화, 생각하는 수업으로 전환
교과부는 그간 주입식 수업방식이 아닌 창의·인성을 높이는 ‘생각하는 수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우선 학생들의 문제해결력, 리더십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7월부터 도입하는 수업방식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문제중심 학습법으로 변화 = 학생 스스로 자기주도적 학습 활동을 통해 과제 및 문제를 선정해 그에 대한 해결안이나 자신의 의견을 전개해가는 학습방법을 뜻한다. 학생은 스스로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제시·설명하고 자신의 의견과 다른 의견에 대해 반박을 함으로써 관련된 분야의 지식과 함께 문제해결과정을 습득해 나가야 한다.
▲팀 프로젝트 학습 강화 = 학생들이 주제 선정부터 활동계획 수립, 탐구 및 표현, 마무리 과정 등의 프로젝트 전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의사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다.
▲독서토론 확대 = 특정 주제와 관련된 도서를 읽고 난 뒤, 각자의 감상과 의견에 대한 토론 수업을 실시함으로써 제시된 다양한 제안들을 발전시키고 검토해나가는 수업을 할 계획. 인문학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과학·예술과 같은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 학생 개개인의 호기심과 몰입을 유도하려는 의도다.
▲협동학습 확대 = 모둠별로 ‘협동 활동’ 및 ‘주어진 과제에 대한 집단 사고’를 통해 문제에 대한 해결책 및 결론을 도출토록 하는 학습을 늘릴 예정이다.
▲글쓰기 강화 = 다양한 주제에 대해 학생들의 생각 및 의견을 글로 표현하게 함으로써 사고력·의사표현 능력을 함양케 하기 위해 글쓰기를 강화한다.
교과부 이진규 창의인재육성교육 과장은 “학습 부담을 줄이고 사고·문제해결·협동력과 리더십을 키우는 식으로 수업·평가를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그동안 암기위주 학습을 했거나 정답을 찾는 기술만 익혔던 학생들은 이같은 변화에 재빨리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평소 꾸준한 독서를 통해 배경지식을 넓히고 주위의 현상에 관심과 호기심을 갖는 연습을 충분히 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박교선 영재사관학원 입시총괄원장은 “앞으로 초중고교 일반교과수업에서 말하기·쓰기 중심의 토론, 탐구, 실험 활동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며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설득력 있게 주장하는 연습을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창의적 체험활동을 넓히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 작성해야
이와 함께 앞으로 입시에서도 창의력과 인성이 강조될 전망이다. 이진규 과장은 “교과부는 특목고, 대학입시에서 창의, 인성 요소를 평가해 반영하는 입학사정관 전형을 확대하되 토플, 토익, 텝스 등 공인어학시험, 교과관련 교외 수상경력, 해외봉사활동 등 사교육 의존성이 높은 체험활동 등은 배제하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창의적 체험활동을 넓히는 방향으로 일찍부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작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겠다면 교과부가 올해 초중고에 본격 도입해 앞으로 확대 실시할 창의적 체험활동 종합지원시스템(www.edupot.go.kr)에서 힌트를 얻어보자. 창의적 비교과활동 내용을 일찍부터 학생 스스로 정리하도록 돕는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창의적 체험활동 종합지원시스템은 교사가 학생의 교과외 활동 결과만 기록했던 기존 학생부와 달리 학생 스스로가 ‘활동에 참여하게 된 동기와 목적’, ‘구체적인 활동 내용과 활동 후 소감’ 등을 자세하게 작성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학생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초등학교에서 고교까지 실적을 포트폴리오로 작성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상급학교 진학에 활용될 수 있게끔 할 계획이다.
창의적 체험활동 지원시스템 선도위원으로 활동중인 서울 문정고 심혜숙 교사는 “학생이 자기주도적으로 교과외 활동 과정과 소감을 상세히 기록한 뒤 교사가 관련 의견을 제시해 승인하는 식으로 진행돼 개인적 경험에 대한 과정과 느낌을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창의적 체험활동 지원시스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포트폴리오는 단순히 어떤 활동을 했다는 결과가 강조되는 것이 아니라, 왜 했는지, 활동과정에서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고, 인성면에서는 무엇을 얻었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진정성 있는 교과외 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체험활동 포트폴리오' 만점 성적표 안 부럽다
방종임 맛있는공부 기자
bangji@chosun.com
강화되는 창의·인성 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