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능력 검증을 조건으로 기여입학제 찬성"
유석재 기자 karma@chosun.com
기사입력 2010.04.14 03:01

이기수 고려대 총장 대교협 신임 회장 취임

  •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이기수<사진> 고려대 총장이 13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여입학제에 대해 '수학(修學) 능력 검증'을 전제로 한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은 "내가 생각하는 기여입학제는 학교 발전을 위해서 100억원 정도를 들여 건물을 지어준 사람의 2~3세가 수학 능력이 검증되면 정원 외로 1% 정도 입학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험을 치지 않는다면 부정 입학이지만 기여입학제는 시험을 치고 들어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 2월 '사회적 합의가 된다면 3불정책(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의 폐지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밝혔지만 이날 간담회에서는 "3불문제는 2012년까지 국민적 합의점을 찾아 방침을 정하겠다고 한 정부의 정책과 같은 입장"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이에 대해 대교협은 뒤늦게 설명자료를 배포하고 "기여입학제 논의의 초점은 우리나라 대학이 세계 수준으로 발전하기 위해 많은 재정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으로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이 강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입학사정관제 공통 기준을 어긴다고 해서 대학에 불이익을 주는 것은 가능하면 하지 않겠다"며 "교육부에서 하던 것처럼 간섭하고 규제하지는 않을 것이고 학교의 특성에 따라서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공통 기준을 어긴 대학에 예산 등의 불이익을 줄 것'이라는 대교협의 원래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대교협은 교과부 위탁을 받아 대입 업무를 관장하는 전국 4년제 대학의 협의체로 지난 7일 토익·토플과 경시대회 등 사교육 요소를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주요 요소에서 배제하는 공통 기준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