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청 인강… 장학생 노하우
방종임 맛있는공부 기자 bangji@chosun.com
기사입력 2010.04.08 02:54

"나의 부족 부분 파악… 듣는 이유 명백해야 집중력 생겨"

  • 인터넷 강의를 활용해 공부하는 학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무턱대고 많이 듣는다고 성적으로 연결되지는 않는 법이다.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 수기 공모전에서 장학생으로 뽑힌 10학번 대학 신입생들에게 인강활용 노하우를 들어봤다. 그들은 한결같이 "많은 양의 강의를 신청하기보다는 취약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인식해 집중적으로 들어라"고 충고했다.

    양주성 _ 서울대 사회과학계열

  • 양주성양 / 이경민 객원기자
    ▲ 양주성양 / 이경민 객원기자
    양주성(부산 혜화여고 졸)양은 친언니의 추천으로 고1 때부터 인강을 활용했다. 우연히 한번 접했는데, 학교 선생님과 전혀 다른 방식과 커리큘럼으로 강의를 진행한다는 점이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인강의 가장 큰 장점은 서울에 있는 유명 강사의 강의를 손쉽게 들을 수 있다는 점이죠. 상대적으로 서울보다 사교육 환경에서 뒤처지는 지방일 경우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와요."

    인터넷 강의는 주로 학교 컴퓨터실에서 고정된 시간에 정기적으로 들었다.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는 10시 이후부터 12시까지 매일 두 시간씩 수강했다. 집에서 듣는 것보다 더 긴장하고 들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소홀해지기 쉬운 중간, 기말고사 때도 빠짐없이 들었다.

    양양은 주요과목보다는 탐구영역 공부에 인강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문과인 그는 주로 사회탐구영역의 강의를 집중적으로 들었다. 언어, 수리, 외국어와 달리 사탐은 지속적으로 흐름을 더듬고 교과 내용을 반복학습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양양은 사탐 개념강의를 들으며 흐름을 훑은 다음 각각의 선택과목에서 부족한 부분만 골라 다시 수강했다. 예컨대, 윤리의 경우 응용문제에서 틀리는 비중이 높아 심화강의를 들으면서 보완하곤 했다.

    강의 내용은 노트에 빼곡히 정리해 단권화 작업을 했다. 인강을 들은 뒤 복습하면서 인강 교재에 없는 내용, 혹은 강사가 설명한 내용을 정리해 자신만의 개념서를 만들었다.

    궁금한 점은 인강 게시판을 활용했다. 양양은 "만족할 만한 답변이 바로 달리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았다"고 추천했다.

    양양은 인강을 들을 때는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그는 "하루에 5강의를 들었다고 그것이 모두 자신의 것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단순히 듣는 것과 공부한 것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신주철 _ 연세대 의예과

  • 신주철군 / 이경민 객원기자
    ▲ 신주철군 / 이경민 객원기자
    중3 때 인강을 접한 신주철(충남 서산 서령고 졸)군은 필요한 때마다 적절히 인강을 활용한 경우다. 다른 사교육을 일절 안 한 그는 인강을 집약적으로 들으며 선행학습에 활용했다. 고교 입학을 앞둔 중3 겨울방학 때는 고등학교 교과내용을 미리 훑어보기 위해, 이과를 결심한 고1 여름방학 때는 화학1, 생물1 강의를 미리 선행했다. 그는 "주요 과목보다는 선택과목의 흐름을 잡는 데 활용했다."고 말했다.

    신군은 인강을 들을 때는 반드시 목표를 미리 정하라고 충고한다. 듣고자 하는 이유와 강의를 통해 얻어야 할 효과가 명백해야 좀 더 집중할 수 있다고. 목표가 확실해야 수업 때 딴짓을 할 확률도 낮다고 덧붙였다. 또한 무조건 강의만 많이 듣는 중독현상도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아무리 스타강사의 명강의라 할지라도 예복습을 철저히 하지 않으면 자신의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강의에 따라 접근법을 달리했다. 문제풀이 강의 경우 반드시 사전에 예습해서 강의 중에는 자신이 틀린 문제를 보완하는데 치중했다. 틀린 문제는 반드시 따로 정리해 수능 직전에 한 번 더 살폈다. 또한 배속을 높여 아는 부분을 훑는 정도로 넘겼고 모르는 부분은 정배속으로 맞춰 강사의 한마디도 놓치지 않았다. 반면 개념정리 강의의 경우 수업 때 집중해서 듣고 복습을 하면서 한 번 더 개념을 다졌다. 머릿속에 흐름을 떠올리면서 강의를 들었다. 그는 "예복습은 거창하거나 힘든 과정이 아니다. 매일 20~30분씩만 투자하면 배운 내용이 장기기억으로 남아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전 시간을 활용해 인강을 들었다. 특히 고3 때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인강을 클릭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인강을 들으면서 몽롱한 두뇌 상태를 깨는 것이다. 신군은 "자기만의 원칙과 환경을 정해놓고 인강을 듣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문혜진 _ 서울대 미술대학 디자인학부 공예과

  • 문혜진양 / 이경민 객원기자
    ▲ 문혜진양 / 이경민 객원기자
    미대 진학을 희망한 문혜진(전라북도 익산 이일여고 졸)양은 고교 재학 내내 실기 준비와 학교 공부로 늘 24시간이 부족했다. 학교 수업을 열심히 들으며 내신 공부에 충실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모의고사에서는 늘 그것에 못 미치는 점수를 받았다. 특히 언어영역이 커다란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원이나 과외는 엄두를 못 냈다. 그러다 고3초, 우연히 강남구청인강을 알게 됐다.

    "인강은 오프라인 강의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특히 강남구청인강은 연회비 3만원만 내면 누구나 모든 강의를 원하는 만큼 들을 수 있었기에 좋았지요"

    그는 언어영역 중 시와 관련된 부분만 찾아서 수강했다. 다른 과목은 독학으로 해결할 자신이 있었지만 시 부분은 기초지식이 없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문양은 "부족한 과목의 부족한 부분을 골라서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인강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단, 인강은 단지 여러가지 공부법 중 하나일 뿐이기 때문에 맹목적으로 의지해서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자기주도학습이 중심이고 인강은 보조도구로 활용하라는 의미다.

    그는 고3 여름방학 때 3개월간만 집중적으로 인강을 활용했다. 하루에 한 강의씩 정기적으로 매일 들었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배속을 1.5로 맞춰 들었다.

    "너무 늦게 시작한 것은 아닌지 걱정했지만, 부족한 시간에 투덜거리기보다는 늦더라도 일단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수능을 앞두고 최종복습을 인강으로 한 셈이지요."

    문양은 맛보기 강의를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강사의 강의 계획서를 보면서 몇강으로 구성한 강의인지, 어떤 성격의 강의인지를 살펴보고 선택해야 효과가 좋아요. 또한 자신에게 맞는 강사를 찾았다면 믿고 따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