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열정과 끈기를 북돋는 원동력은?
손지혜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삼성교육센터 부원장
기사입력 2023.06.14 09:30
  • 어린 시절, 공부도 곧잘 하고 리더의 역할도 많이 맡았었기에 칭찬을 꽤 자주 들었다. 그러나 잦은 칭찬이나 인정이 오히려 독이 된 부분이 있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지 않으면 불안하거나 칭찬을 받기 위해 무리하게 열심을 쏟기도 했기 때문이다. 나의 수준과 실력에 대한 정확한 인지 없이 막연한 자신감만을 가지기도 했다. 

    그러다가 선생님 한 분을 만났는데, 그 선생님께서 ‘사실을 근거로’, ‘과장되지 않게’ 실력을 평가해 주시고 아직 미완성인 수준, 그 지점에서부터 노력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셨다. 내 실력에 대한 겸손한 태도와 배우고자 하는 마음을 길러주신 선생님께, 지금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물론 아직도 많은 부분이 부족하지만, 그때 배움이 나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EBS 다큐멘터리, 출판 도서들을 찾아보며 ‘칭찬’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 손지혜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삼성교육센터 부원장.
    ▲ 손지혜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삼성교육센터 부원장.
    첫째, 칭찬할 때는 ‘아주 훌륭하다!’ 같이 과도한 느낌의 칭찬을 절제하는 것이 좋다. 칭찬을 하는 사람은 ‘지금 그 아이가 할 수 있는 수준에서 최선의 결과’라는 의미로 칭찬했다고 하더라도, 칭찬을 듣는 아이 입장에서 자신이 ‘최고의 수준’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앞으로 더 성장하고 노력하고자 하는 동력을 오히려 꺾을 수 있다. 따라서 칭찬할 때는, ‘~부분이 잘 되었다’라고 구체적이고 분명한 내용으로 표현해 주어야 한다. 

    둘째, 사회적 관계, 태도에 대한 칭찬이 반드시 필요하다. 어른들의 칭찬은 학업적인 것에만 치우쳐 있는 경향이 있다. 수학 중간 평가에서 100점을 맞았을 때, 학교에서 상을 받았을 때, 레벨 테스트에 통과했을 때 칭찬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 필요한 칭찬은 그 아이가 관계에서 보인 태도, 수업에 늦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 현명한 말 한마디에 대한 것일 수도 있다. 
  • 셋째, 비언어적 칭찬이 필요하다. 여러 아이와 함께 있을 때이다. 비교하는 마음으로 칭찬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른 친구가 칭찬을 들으면 ‘나는 못했구나’라고 생각하는 아이가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런 때는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준다거나, 미소를 지어주기, 등을 토닥이는 것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좋다. 

    넷째, 지금 얻은 결과가 만족스럽진 않더라도 그것이 소중한 노력의 열매라는 사실을 인정하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시험에서 60점을 맞았다고 생각해 보자. 100점, 혹은 90점 이상을 기대하는 학부모는 만족스럽지 못한 점수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60점이란 점수는, 전체 문제에서 60%를 이해하고 맞추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그만큼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이 분명한 것이다. 따라서, 60의 노력을 다해준 아이에게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한 격려를 해줄 수 있어야 한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학습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와 노력의 의지를 심어준다.

    어른이 된 후 알게 된 것이지만, 아이들 못지않게 어른들도 성장을 계속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평가자’가 아니라 함께 노력하며 성장하는 ‘동반자’가 되어야 하는 것 같다. 서로를 격려하며 북돋고, 때로는 아이들을 통해 배우며 각자의 빛을 발하길 기대한다.

    글=손지혜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삼성교육센터 부원장 #조선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