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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are you?" "I'm fine, thank you. And you?"
국내 영어교육을 생각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문장이다. 상대방의 안부를 묻고, 인사를 나누는 간단한 표현이다. 우리나라 영어 교과서에 단골처럼 등장하던 이 표현은 실제 영미권에선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암기를 위주로 진행하는 국내 교육 특성상 이 표현을 모르는 성인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탓에 이러한 표현만 달달 외우다 영어에 흥미를 잃는 '영포자(영어포기자)'도 많은 게 사실이다.
실용성 없는 문장을 외우는 문제는 영유아와 아동 영어교육에서도 되풀이된다. 윤세은 YBM넷 머핀 잉글리시(Muffin English) 개발팀장은 "국내 영어 교재 상당수가 영미권에서 실제 쓰지 않는 표현을 담고 있거나 현지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채 제작됐다"며 "심지어는 알파벳이나 단어만 외우게 해 학습자의 흥미를 떨어뜨리는 일도 잦다"고 지적했다. -
◇아이 영어교육, 단순 암기·발음 강조 피해야
우리나라는 영어 실력에 따른 격차가 빈부 격차로 이어지는 이른바 '잉글리시 디바이드(English Divide)'가 심한 나라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영어영역을 절대평가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취업이나 학교 공부에서 영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아이 영어교육을 두고 고민하는 부모가 많은 이유다. 소득 수준이 높다면 아이를 영어유치원에 보내거나, 원어민과 대화할 기회를 만들어 아이가 실생활에 쓰는 영어를 익힐 수 있도록 도울 수도 있지만, 대다수 부모는 경제적 이유 때문에 선뜻 택하기 어려워 영어교재를 사주는 것으로 대신하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아이 영어교육 교재가 홍수처럼 시중에 쏟아지면서 갈팡질팡하는 학부모가 많다. 게다가 부모 역시 10년 넘게 영어를 배우고도 실생활에 쓰는 영어에 익숙지 않다 보니 어떤 교재나 교구가 적당한 것인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아이용 영어교재 대부분이 비슷한 구성이라 과잉 투자를 반복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아이 영어교육을 합리적이고도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은 없을까. 윤 팀장은 "단순 암기를 요구하는 교재는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발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알파벳을 외워서 쓰거나, 원어민에 가까운 유창한 발음을 곧잘 따라 하는 것은 아이 영어교육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주변의 사물이나 환경을 영어로 인식할 줄 아는 게 먼저다. 단어를 외워서 말하는 것보다 단어가 쓰이는 맥락을 파악해 한 마디라도 직접 표현할 줄 아는 게 더 중요하다. 영어를 학습의 대상이 아닌 실생활의 도구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교육은 단순히 값비싼 전집세트를 들여놓거나, 벽면에 커다란 영어 단어장을 붙여놓는다고 이뤄지는 게 아니다. 윤 팀장은 무엇보다 "부모가 먼저 입을 열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요즘 유아를 둔 부모는 영어교육을 많이 받은 세대지만, 영어로 말한 경험은 많지 않아 아이와 영어로 대화하는 것을 여전히 쑥스러워하거나 꺼린다"며 "그러나 아이는 영어로 부모와 대화를 하면서 영어를 자연스럽게 익히고 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이의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르고 처음부터 너무 문자에 집착하지 않는 노력도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 부모는 영어교육을 시작하면 무조건 알파벳부터 배우고 '파닉스(Phonics·단어가 가진 소리나 발음을 배우는 교수법)'를 시작해야 한다고 여기지만, 이것이 정답은 아니다. 영미권 아이도 파닉스는 6~7세부터 시작하는 게 일반적이다. 영어를 실생활의 도구로 여기는 데 발음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교재 선택도 영어교육의 관건이다. 무조건 비싼 교재를 고르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 특히 비싼 교재가 제대로 된 값어치를 할 것이라는 기대도 경계해야 한다. 유통 구조 때문에 가격이 뻥튀기 되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머핀 잉글리시 론칭… 블록펜 활용한 실용영어
YBM넷이 개발한 머핀 잉글리시는 이런 어려움을 겪는 부모를 위해 탄생했다. 지난해 8월 론칭한 YBM넷 머핀 잉글리시는 영단어와 함께 그려진 동물이나 사물 등 그림에, 장난감처럼 생긴 블록펜을 가져다 대면 음성으로 영어를 들려주는 간단한 교구다. 영어 그림책과 연계해 영어문장과 삽화에 그려진 사물을 읽어주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삽화 속 동물에 블록펜을 가져다 대면 해당하는 동물이름을 영어로 읽어주고, 한 번 더 가져다 대면 해당 동물과 관련한 문장을 읽어주는 셈이다. 세 번째 가져다 대면 해당 동물이 내는 울음소리를 들려줘 아이의 흥미를 돋운다.
그림책 외에도 동물과 가전도구, 숫자, 색깔 등을 그려넣은 큰 크기의 병풍책을 통해 아이가 즐거운 놀이로 영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다. 아이 놀이방의 한쪽에 세울 수 있는 크기의 병풍책은 마치 아이들의 작은 아지트처럼 활용할 수 있다. 병풍책의 모든 그림은 그림책의 삽화처럼 블록펜으로 단어와 문장, 그리고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병풍책의 그림들이 서로 연관성을 띠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숫자에 블록펜을 가져다 대면 처음엔 'One' 'Two' 등 숫자를 읽어주지만, 두 번째 가져다 대면 'Eleven minus ten is one'과 같은 간단한 연산을 읽어준다. 이를 통해 아이는 영어 서수를 배울 뿐만 아니라 동시에 영어로 간단한 산수까지 할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 11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유아교육전에서 머핀 잉글리시를 체험한 정미주(39·경기 파주)씨는 "아이가 놀면서 영어를 익힐 수 있어 좋아한다"며 "단어와 문장을 함께 들을 수 있는 게 특히 효과적"이라고 했다.
암기·발음 위주 교재 피하고, 영어를 '생활 도구'로 인식하게 해야
우리 아이 영어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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