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타전 된 사립유치원 회계문제…대안 논의는 언제쯤
최예지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10.05 16:56

-한유총 반발로 ‘유치원 비리근절을 위한 정책토론회’ 중단

  • 5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유치원 비리근절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한유총 회원의 반발로 중단됐다./최예지 기자
    ▲ 5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유치원 비리근절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한유총 회원의 반발로 중단됐다./최예지 기자
    사립유치원 비리가 꾸준히 적발되고 있지만 한국유치원총연합(한유총)을 중심으로 한 사립유치원계의 반발이 계속되며 대안 수립에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유치원 비리근절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5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열렸다. 사립유치원의 비리 사례를 검토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자리였으나, 한유총의 반발로 토론회는 결론을 맺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오늘 열린 토론회에는 한유총 소속 회원 400여명이 참석했다.

    교육계에 따르면 사립유치원 연간 예산의 약 45%는 국고지원금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립유치원 회계가 투명해야 하는 까닭이다.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인사말에서 "세금이 쓰이는 곳에는 감사가 있어야 하고,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순영 전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은 "사립유치원에 지원되는 누리과정예산은 매년 2조원이 넘는다. 사립유치원에도 투명성과 공공성이 요구되는 이유"라며 "이번 토론회는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하자는 의미이지, 유치원을 탄압하자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립유치원 회계 비리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바 있다. 국고로 개인의 주머니를 불리는 행태가 꾸준히 적발되면서다. 작년 2월 정부가 발표한 바로는 유치원, 어린이집 95곳을 점검한 결과로는 91개 시설에서 위법사항이 적발됐다. 기관 운영비를 개인 쌈짓돈처럼 사용하거나, 가족 중심의 페이퍼 컴퍼니를 운영하는 식이다. 경기도교육청의 특정감사에서도 이 같은 비리가 적발됐다.

    사립유치원 비리 중 일부는 회계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도 있다. 김동훈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이러한 비리는) 설립자의 수익극대화를 위한 편법 이외에도 유치원이 처한 회계전문성의 부재에서 오는 결과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인천 지역 한 사립유치원 원장은 “교비와 국가에서 주는 지원금을 분리해 회계하면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대다수의 원장은 이를 모를뿐더러 해당 방법을 알리는 ‘사립유치원 재정매뉴얼’이 생긴 것도 기껏해야 올해”라고 말했다.

    국가 차원의 통일된 사립유치원 회계시스템이 부재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사립유치원 회계의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작년 5월 교육부 차관 결재로 사립유치원 회계관리시스템 도입사업이 추진됐으나, 이는 현재 중단된 상태다.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와 교육청이 비리를 적발하고도 사립유치원의 반발에 막혀 적극적으로 조치하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정인숙 경기도교육청 시민감사관은 "사립유치원 지도, 감독 계획 수립을 요구하자 교육청의 교육급식과와 유아교육과가 난색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교육부는 중단된 것으로 알려진 사립유치원 회계관리 시스템 도입을 계속해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권지영 교육부 유아교육정책과장은 토론문을 통해 “사립유치원 회계관리시스템 도입 방안은 검토하고 있으며, 시도교육청과도 협의 중”이라며 “소프트웨어 영향평가 등을 관련 절차를 거쳐 정보화 계획은 금년내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유총 회원들은 "우리는 교육자이며 범법자는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 사립유치원 관계자는 “사립유치원 비리는 극히 일부인데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며 “연간운영비가 10억 미만이며 원장의 월급도 챙기기 어려운 유치원들이 9할에 달하는데, 이들까지 일방적으로 비난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 토론이 중단되자, 박용진 의원이 토론회장 외부 복도에서 한유총 관계자들과 장외 토론을 벌이고 있다./최예지 기자
    ▲ 토론이 중단되자, 박용진 의원이 토론회장 외부 복도에서 한유총 관계자들과 장외 토론을 벌이고 있다./최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