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 '번쩍' 에버랜드에 '번쩍' 오늘도 전국을 누벼요
김지혜 기자 april0906@chosun.com
기사입력 2011.01.10 09:59

소년조선 편집실의 24시

  • 소년조선일보가 어느새 창간 74주년을 맞았습니다. 사람 나이로 치면 일흔이 넘은 셈이니 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죠? 그 오랜 시간 동안 소년조선일보는 어린이의 꿈과 희망을 위해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늦은 밤에도 소년조선일보 편집실의 불은 꺼지지 않는답니다. 어린이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와 ‘배우는 재미’를 동시에 선물하려면 그만큼 많은 노력이 필요하거든요. 자, 그럼 이제부터 매일 여러분을 위한 신문이 만들어지는 곳, 소년조선일보 편집실로 ‘24시간 여행’을 떠나볼까요?


  • (제일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윤정 인턴기자, 남정탁 기자, 김명교 기자, 류현아 기자, 김재현 기자, 나소연 인턴기자, 최혜원 편집장, 김지혜 기자. 김시원 기자, 성서호 인
턴기자, 김정욱 인턴기자는 지방 출장 등으로 자리를 함께하지 못했다./김승완 영상미디어 기자 wanfoto@chosun.com
    ▲ (제일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윤정 인턴기자, 남정탁 기자, 김명교 기자, 류현아 기자, 김재현 기자, 나소연 인턴기자, 최혜원 편집장, 김지혜 기자. 김시원 기자, 성서호 인 턴기자, 김정욱 인턴기자는 지방 출장 등으로 자리를 함께하지 못했다./김승완 영상미디어 기자 wanfoto@chosun.com
     9:00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기자들이 하나 둘 소년조선일보 편집실로 들어서며 인사를 건네고 있군요. 김지혜 기자는 “출근길에 전철 문이 고장 나 20분 넘게 전철이 멈춰 서 있었다”며 울상이에요. 모두 한마디씩 위로의 말을 건넵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잠시, 기자들은 각자 컴퓨터 앞에 앉아 오늘의 뉴스를 정리하네요. 프린터에선 오늘의 각종 뉴스가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옵니다. “삐삐~.” 프린터가 종이를 더 넣어달라고 아우성이네요.


  • 9:40 “회의합시다.” 편집장의 목소리가 편집실에 울려 퍼지자마자 여기저기서 의자를 끌어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취재기자와 편집기자, 편집장까지 모두 동그란 테이블 앞에 모여 앉네요. 주로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뉴스들이 얘기되는군요. 그 중 ‘어린이를 위한 서울시내 공원의 겨울방학 체험 프로그램 소개’는 세 명이나 콕 집어 의견을 냈어요. 편집장이 각자 쓸 기사를 정해주네요. 해당 기사가 신문의 몇 번째 면에 들어갈지, 톱기사인지 사이드기사인지도요. 어느새 내일자 신문의 지면이 마법처럼 휘리릭 구성됩니다.

    10:00 회의가 끝나자마자 각자 서둘러 움직이는군요. 김재현 기자는 남정탁 사진기자에게로 다가갑니다. “출발하죠.” 두 기자는 편집실을 나서 지하 주차장으로 향합니다. ‘조선일보’라고 적힌 차에 올라탄 둘은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네요. ‘용인 에버랜드.’ 오늘의 취재가 이뤄질 곳인가 봅니다. 사진기를 점검하던 남정탁 기자가 라디오를 켭니다. 라디오에선 아이유의 ‘좋은 날’이 흘러나오는군요. 창밖으론 어느새 눈이 내리고 있네요. 김재현 기자는 조심조심 눈길 운행을 시작합니다.


  • 11:00 소년조선일보 편집실에 전화벨이 울립니다. “우리 학교에서 이런 좋은 행사를 하는데 취재를 와주시겠어요?” 제보 전화군요. 잠시 후 또 전화벨이 울리네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문이 8개 면으로 구성돼 있었는데 왜 줄어든 거죠?” 이번엔 문의 전화네요. “방학 지면으로 바뀌어 면이 줄었지만 개학 땐 원래대로 다시 늘어난답니다.” 전화를 받은 김명교 기자가 친절하게 설명해줍니다. 앗, 또 전화벨이 울리네요. 이번엔 무슨 전화일까요? 이래저래 바쁜 소년조선일보 편집실의 풍경입니다.

    12:00 점심시간, 모두 사원증을 들고 식당으로 향합니다. “오늘의 메뉴는 뭘까요?” 김지혜 기자는 한껏 들뜬 모습입니다. 모두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맛있는 점심 식사를 합니다.

    13:00 누군가 수화기와 꼭 붙어 떨어지지 않는군요. 아, 성서호 인턴기자네요. “여보세요, 한국전력공사인가요?” 옆에 놓인 종이엔 ‘겨울철 추위 대비 내복 기획’이라고 쓰여 있군요. 아마도 기사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나 봅니다. 엿들어보니 한국전력공사 외에도 환경부·대학교수 등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있군요. 전화를 끝낸 성서호 인턴기자의 컴퓨터 모니터를 흘끗 보니 ‘내복은 옷이 아니라 과학’이란 중간 제목이 눈에 띕니다.

    14:00 “아저씨, 잠깐만요!” 광화문 앞 버스 정류장에서 이윤정 인턴기자가 버스를 향해 소리칩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책상 앞에서 기사를 쓰고 있었는데, 어느새 취재 현장을 향해 뛰어가고 있네요. 무사히 버스에 올라탄 이윤정 인턴기자, 이내 ‘열공 모드’에 돌입합니다. 취재 방향을 잡고 준비된 질문을 점검하는군요. 잠시 후 이윤정 인턴기자가 도착한 곳은 ‘학부모 문학의 밤’ 행사가 열리는 서울시교육연수원. 한 학부모의 시낭송이 끝나자, 이윤정 인턴기자가 재빨리 뛰어갑니다. “안녕하세요. 소년조선일보에서 나왔습니다. 오늘 시 낭송을 하시게 된 계기는요?”


  • 14:40 “따다다다다.” 어디선가 빠르게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오는군요. 누굴까요? 취재기자들은 기사 마감시각인 오후 2시 30분이 지나며 한시름 놓은 표정인데 말이죠. 아, 기자들이 보낸 기사를 예쁘게 매만지고 다듬어주는 편집장이 그 주인공이군요. 편집장의 눈빛이 날카롭게 반짝입니다. 틀린 어법이나 표현을 바로잡고 기사가 생생하게 돋보이도록 만져주네요. 그런데 갑자기 편집장의 이마가 찌푸려집니다. 화면 위론 접속사로 길고 길게 연결된 문장이 보입니다. 편집장이 그 문장을 하나하나 논리정연하게 끊어나갑니다. 복잡한 문장이 어느새 짧고 간결한 문장들로 나누어졌어요. 그와 함께 찌푸려졌던 편집장의 이마도 펴지는군요.


  • 15:30 편집기자들의 손놀림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군요. 편집기자의 작업 컴퓨터를 보니 완성된 기사에 예쁜 디자인이 입혀지고 있네요. 강경진 편집기자는 기사에 맞는 여러 이미지를 찾아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유연실 편집기자는 노련한 솜씨로 1면의 제목을 뽑고 있군요.

    잠시 뒤 디자인이 입혀진 기사가 프린트돼 모두에게 나뉩니다. 류현아 기자가 펜을 들고 능숙한 솜씨로 넘치는 분량의 기사를 자릅니다. 모든 취재기자가 ‘대장’이라고 불리는 종이를 펼쳐들고 자신의 기사를 점검하네요. 드디어 교열기자와 편집장의 최종 확인 사인이 떨어집니다.
  • 17:00 따끈따끈한 내일자 신문이 윤전기에서 인쇄되자마자 소년조선일보 편집실에 도착합니다. 신문에 잉크가 채 마르지도 않았네요. 모두 다시 한 번 기사와 사진을 꼼꼼히 점검하는군요. 어, 근데 이상합니다. 신문이 완성됐는데도 소년조선일보 편집실의 불은 여전히 꺼지지 않는군요. 류현아 기자는 창간호에 실릴 특집기사 ‘명예기자, 명예기자를 만나다’ 취재 준비에 한창이네요. 다른 기자들도 창간호 준비로 바쁜 모양입니다.


  • 창밖이 어두컴컴해질 무렵, 소년조선일보 편집실로 전화 한 통이 걸려옵니다. “저 김정욱 인턴기자인데요. 내일도 울릉도에서 육지로 가는 배가 뜨지 않는다네요.” 통화 내용을 엿들어보니 울릉도로 취재 간 지 벌써 일주일째라네요. 전화벨이 또 울립니다. “김재현 기자인데요, 에버랜드 취재 마치고 울산 간절곶에 잘 도착했습니다. 내일 아침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취재한 후 올라가겠습니다.” 소년조선일보 편집실의 불빛은 서울은 물론이고 울릉도에서도, 울산에서도 밤새 반짝이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