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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가장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단어는 뭘까?
지난 23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커뮤니케이션(이하 ‘다음’)은 LG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미디어 소비를 통해 본 한국인의 관심사와 라이프스타일’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8월부터 올 7월까지 다음에 제공된 약 500만 건의 기사 중 분야별 인기 기사 1000개씩으로 알아본 한국인의 관심사와 생활습관을 정리한 내용이다.
조사 분야는 경제, 문화·생활,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등 모두 세 가지. 경제 분야에선 스마트폰·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커피·막걸리·3D·신차 등이, 문화·생활 분야에선 빠른 소비·착한 소비·더 싸게 등이,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선 걷기·자전거와 캠핑·사회인 야구·아이돌이 각각 선정됐다.
흥미로운 건 세대별 집계 결과가 서로 달랐다는 사실이다. 10대는 스마트폰과 SNS, 아이돌 등에 관심을 보인 반면, 20대는 커피·빠른 소비·착한 소비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30~40대 중에선 막걸리·신차·걷기·사회인 야구를 선택한 사람이 많았다. 이런 성향을 반영해 또 다른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버는 ‘세대별 검색어’를 따로 분류해 소개하기도 했다.
2010년의 마지막 날인 오늘, 어린이가 포함된 10대들이 손꼽은 ‘올해의 키워드’를 정리했다. 더불어 다가오는 2011년, 어린이들의 ‘새해 소망 키워드’도 함께 소개한다.
◆2010년 10대들의 인기 검색어? 아이돌!
지난 6일 네이버는 올 1월부터 11월까지의 인기 검색어 순위를 종합한 ‘2010년 인기 검색어’를 발표했다. 특이한 건 순위를 항목별로 나눠 집계했다는 점. 종합 순위 외에도 분야별·월별·세대별·성별 순위가 제공돼 눈길을 끌었다.
종합 순위에선 ‘제빵왕 김탁구’와 ‘성균관 스캔들’ 등 드라마 관련 키워드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월드컵과 동계올림픽이 있었던 해인 만큼 ‘김연아’와 ‘박지성 골’ 등 스포츠스타 관련 검색어도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아이돌(‘소녀시대’ ‘티아라’)과 오디션 프로그램(‘슈퍼스타K2’ ‘장재인’)의 인기도 엿볼 수 있었다.
10대들의 인기 검색어는 대체로 방송과 연예 분야에 쏠려 있다. 특히 샤이니(1위)·비스트(4위)·빅뱅(7위) 등 아이돌 그룹이 상위 10개 순위 중 3개를 휩쓸었다. 아이돌 그룹이 주로 출연하는 가요 프로그램인 SBS 인기가요(8위)와 KBS 뮤직뱅크(10위)도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교육에 관한 검색어도 있었다. 올 1월 방영돼 큰 인기를 누린 KBS 드라마 ‘공부의 신’이 6위에, EBS(교육방송)가 9위에 각각 올랐다. 어린이 이용자의 전폭적 지지를 업은 넥슨사(社)의 게임 ‘메이플스토리’는 2위를 기록했다. 상위 10위에 오른 나머지 두 검색어는 모두 웹사이트였다.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모키’가 3위, 뇌구조 테스트·심리테스트·유머게시판 등의 기능으로 인기를 얻은 ‘심심해닷컴’이 5위였다.
◆내년 어린이들의 ‘소망 키워드’? 공부!
그렇다면 내년 한 해 어린이들의 ‘소망 키워드’는 뭘까? 소년조선일보 명예기자와 ‘이 어린이’ 코너에 소개된 어린이들이 가장 많이 꼽은 건 단연 ‘공부’였다. ‘공부를 잘(열심히) 해야겠다’는 소원은 곧 중학생이 되는 고학년생이나 아직 한창 뛰놀 나이인 저학년생이나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소년조선일보 10월 23일자 ‘이 어린이’ 지면에서 ‘공새미 가족의 막내’로 소개된 김현정 양(서울 용원초 6년)은 “내년이면 중학교에 들어가기 때문에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이 든다”며 ‘공부’를 소망 키워드로 선택했다. 12월 18일자 ‘이 어린이’의 주인공 이나연 양(제주 광양초 6년)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초등생 땐 중국어 공부를 많이 했는데 중학생이 되면 영어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하고 싶어요. 제 꿈이 여자축구 국가대표와 제주MBC 아나운서를 동시에 하는 건데요. 그러려면 영어를 잘하는 게 정말 중요하거든요.” -
소년조선일보 명예기자로 활동 중인 민수현 양(경기 용인 마북초 5년)은 아직 초등생이긴 하지만 고교 입시에 관심이 많아 관련 내용을 검색해볼 생각이다. “제 목표가 한국애니메이션고 진학이거든요. 지금부터 조금씩 준비하려고 하는데 어떤 공부를 해야 할지 몰라서요. 내년엔 본격적으로 알아본 후 공부를 시작해보고 싶어요.” 또 다른 명예기자 송승규 군(경기 용인 상하초 4년)은 “수학 공부 잘하는 법, 특히 응용 문제 잘 푸는 법을 찾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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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에 대한 욕심은 저학년 어린이도 만만찮았다. 10월 16일자 ‘이 어린이’ 지면에 등장한 ‘탁구 신동’ 홍순수 양(충남 천안 용곡초 3년)도 그중 한 명. “코치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운동을 잘하려면 머리도 좋아야 한다고요. 내년엔 훈련 때문에 학교 수업에 뒤처지는 일 없도록 더 열심히 공부할 거예요. 예전엔 ‘탁구:공부’의 비중이 7 대 3 정도였는데 내년엔 5 대 5로 맞춰 영어·수학 같은 교과목 공부에도 좀 더 신경 쓰려고 해요.” 소년조선일보 애독자 중 한 명인 이소은 양(경기 용인 동천초 1년)은 “내년엔 좀 더 똑똑해지기 위해 추천 도서 목록을 검색해볼 것”이라고 야무지게 말했다.
올해를 돌아보며 아쉬웠던 점을 얘기한 어린이들도 있었다. 김현정 양은 “지난 6년간 친구들과 정이 많이 들었는데 헤어지는 게 너무 아쉽다”며 “친구들과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을 검색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나연 양은 “그동안 축구 연습을 하느라 책 읽기를 너무 게을리했던 것 같다”며 “내년엔 ‘중학생이 되면 꼭 읽어야 하는 책’을 찾아볼 것”이라고 했다. 이소은 양은 “학교에서 줄넘기 자격증을 주는데 올해는 2급까지밖에 못 따 무척 아쉬웠다”며 “내년에 꼭 1급을 딸 수 있도록 ‘줄넘기 잘하는 방법’을 검색해 연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송년특집] "새해엔 꿈 이루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할 거예요"
김재현 기자
kjh10511@chosun.com
10대들이 뽑은 '올해의 키워드'와 '새해 소망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