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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27일 “국가지정문화재 중 국보·보물 석조문화재 407건(국보 61건, 보물 346건)의 이름을 변경했다” 고 밝혔다.
이번 작업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부도(浮屠·덕이 높은 스님이 죽은 뒤 화장해 모신 탑)를 두 종류로 구분한 것이다. 부도는 일제 강점기 때 탑을 문화재로 지정하며 통상적으로 사용해온 명칭이다. 변경 후 스님의 이름을 알 수 없을 땐 ‘승탑’, 스님의 이름이 밝혀졌을 땐 시호(諡號·공덕을 칭송해 붙인 이름) 뒤에 ‘탑’ 을 붙여 각각 부르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고달사지부도’(국보 제4호)는‘여주 고달사지 승탑’으로,‘ 청룡사보각국사정혜원륭탑’(국보 제197호)은‘충주 청룡사지 보각국사탑’으로 각각 바뀌었다.
문화재가 자리한 절은 현재까지 남아있을 경우 ‘사(寺)’ 로, 터만 남아있다면 ‘사지(寺址)’ 로 구분하기로 했다. 발굴 등에 의해 원래의 절 터가 밝혀졌을 땐 이를 이름에 반영했다.‘ 서봉사 현오국사탑비’ (보물 제9호)가 ‘용인 서봉사지 현오국사탑비궩로 바뀐 게 그 예다.
누구나 문화재의 위치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도록 문화재 이름 앞에 위치한 지역명을 붙인 것도 눈에 띈다. 문화재 이름에 숫자와 한글을 섞어 쓴 경우엔 모두 한글로 통일시켰다. 이전까지 붙여 쓰던 문화재 이름 표기는 띄어 쓰는 걸 원칙으로 정했다.
문화재청은 3년 전부터 천연기념물, 문화재 등의 이름을 바로잡기 위한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이번 석조문화재의 이름 변경은 해당 문화재가 위치한 지방자치단체와 소유자의 의견을 참고, 전문가와 문화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이뤄졌다.
나명하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 사무관은 “이번 이름 변경은 일제시대에 원칙 없이 마구잡이로 붙여진 이름을 통일된 기준으로 재정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며 “도자기나 서적 등 다른 문화재 명칭도 점차 바꿔나갈 계획” 이라고 밝혔다.
국보·보물 석조문화재 일제 때 왜곡 명칭 변경
김지혜 인턴기자
april09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