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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여덟 명의 국내 다문화 학생들이 미국 피츠버그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번 방문은 한국계 미식축구 스타인 하인스 워드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하인스 워드는 2006년부터 자신과 같은 혼혈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이같은 행사를 마련했다. 다문화아동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는 한국펄벅재단이 지원자를 선발했으며 현지 가정에서 머물며 미국문화를 체험하고 미국 청소년들과의 교류행사도 갖는다. 이번 미국방문에는 필리핀 출신의 어머니를 둔 박한빈 군(인천 신광초 5년)을 비롯해 5명의 초등학생도 포함됐다. 이들의 7박 8일 미국 여행기를 변자효 양(경기 안산 매화
초 6년)의 소감문으로 살짝 들여다봤다. -
14시간이라는 긴 시간 끝에 피츠버그에 도착했다. 하인스 워드 아저씨는 손을 흔들며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셨다. 설렘이 앞서 면서도 함께 생활할 호스트 패밀리(손님을 초대한 가족)를 만날 걸 생각하니 무척 떨렸다. 영어를 잘 못할까 봐 걱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티브 아저씨, 로라 아주머니, 일레이나, 한나는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아줬다.
미국에 머무는 동안 일레이나 가족과 시내 관광을 했다. 하인스 워드 아저씨가 출전하는 미식축구 경기도 관람했다.‘ 데이브앤부스터’란 곳에서 재밌는 게임도 즐기고 한국 식당에서 한국 음식도 맛봤다.
일레이나 가족은 일정 내내 우리가 불편하지 않게 항상 애써주셨다.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지만 결국‘생큐’한 마디밖에 못했다. 그래도 내 진심을 다 이해해주는 게 느껴졌다. 사실 난 그동안 서양인은 우리를‘피부색과 머리 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할줄 알았다. 하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그게 내편견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미국을 떠나오며 일레이나 가족에게 한국에서 준비해 간 감사의 선물을 전했다. 스티브 아저씨에겐 수면양말을, 로라 아주머니에겐 작은 한국풍 가방을, 일레이나와 한나에겐 한국 전통놀이인 공기·제기와 ‘엄마의 나라’ 일본 분위기가 나는 손수건을 각각 건넸다.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기뻤다.
뉴욕에서 만난 한국계 미국인 마리아 아주머니는 우릴 소호(Soho·뉴욕시 맨해튼 자치구 내에 있는 지명)의 멋진 레스토랑으로 초대해주셨다. 그날 우린 맛있는 저녁도 먹고 가방도 선물 받았다. 처음 본 우릴‘다문화 가정 어린이’란 이유만으로 예뻐해주셔서 무척 고마웠다.‘ 세상엔 다른 사람을 돕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 사람이 참 많구나!’하고 느꼈다.
나도 어른이 되면 다른 사람, 특히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위해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자신의 환경을 탓하지 않고 자부심을 갖고 살 수 있도록 열심히 돕고 싶다. -
미식축구 관람 시내 나들이· · · "잊지 못할 추억 생겼어요"
정리=이윤정 인턴기자
yjl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