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 마음을 읽어줘요] "비교당할수록 아이는 불행해진다"
송지희 자녀교육 전문가·<명품 자녀로 키우는 부모력> 저자
기사입력 2010.12.15 09:47

송지희 선생님의 '부모 멘토링'
"동생보다 못하는 아이로 낙인?
비교는 자신감·학습 의욕 꺾어
장점 칭찬으로 재능 계발해줘야"

  • 연년생 자매를 키우는 예림·예솔 엄마는 두 아이에게 피아노와 영어를 함께 가르치고 있다. 그렇게 하면 수강료가 저렴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아이들은 알게 모르게 늘 경쟁 대상이 됐다. 동생 예솔이는 늘 ‘잘한다’고 칭찬받고, 상대적으로 실력이 떨어지는 언니 예림이는 ‘동생보다 못하다’며 사사건건 비교 당하게 된 것이다. 결국 예림이는 산만하고 자신감 없으며 뭔가 배우는 일에 흥미를 잃어버렸다. 스스로를 ‘뭐든 동생보다 못하는 아이’로 낙인찍은 것이다.

    ◆“아이 불행 원한다면 끝없이 남과 비교해라”

    예림이의 자포자기는 본인의 기질적 문제도 있지만 상당 부분은 동생과 비교당하는 과정에서 굳어진 것이다. 형제간 비교는 타인에 대한 비교와는 상대가 안 될 정도로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예림이의 경우, 동생과 비교당하는 과정에서 열등감·좌절감·적개심·분노 등을 갖게 됐다. 급기야 무기력이 몸에 배어 학습 의욕마저 떨어지고 말았다.

    동화 작가 댄 그린버그는 비교가 인간 삶에 얼마나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람은 비교당할수록 더욱 불행해진다. 내 아이가 정말 불행하길 바란다면 주변의 괜찮은 아이, 장점이 많은 형제와 끊임없이 비교해줘라.”

    사실 형제·자매 간의 갈등과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생활의 일부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부모)을 누군가와 공유해야 한다는 건 아이들에게 무척 힘든 일이다. 아직 어려 엄마·아빠가 여러 형제자매를 똑같이 사랑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모의 사랑을 나눠 가져야 하는 ‘운명적 라이벌’인 형제자매가 싸울 때 “사이좋게 지내야지” 하는 식의 틀에 박힌 훈계는 별로 효과가 없다. 이 경우 따로 시간을 내어 각각의 자녀와 ‘특별한 시간’을 가져보자.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이 아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끼게 해주는 게 좋다. 아이들이 “엄마(아빠)는 누굴 더 좋아해?”와 같은 난처한 질문을 던진다고 해서 당황할 필요는 없다. 아이들이 원하는 건 ‘정말 부모님이 누굴 더 사랑할까?’에 대한 해답이 아니라 ‘우리 부모님은 날 진짜 사랑해!’란 믿음과 확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경우, 각각의 장점을 찾아내어 칭찬함으로써 아이 스스로 자신이 특별한 존재임을 느끼게 해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내 아이가 지닌 ‘특별한 보석’을 발견해보자

    ‘신(神)은 모든 사람에게 보석을 넣어주셨지만 모든 보석을 주시진 않았다’는 말이 있다. 어떤 아이에겐 ‘착한 마음’이란 보석이, 어떤 아이에겐 ‘공부’란 보석이 있다. ‘음악적 재능’이나 ‘운동 신경’이란 보석을 갖고 태어난 아이도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엄마는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여러 개의 아름다운 보석 중 유독 공부 보석만 좋아한다.

    내 아이가 공부 보석을 갖고 있지 않다고 낙담해선 곤란하다. 공부 대신 아이가 지닌 보석이 뭔지 발견해 갈고 닦아줘야 한다.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찾아 자신감을 갖게 하고 도전하도록 도와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동생은 공부를 잘하고 형은 운동을 잘한다면 부모의 칭찬거리는 두 배가 되는 게 맞다. 동생에겐 우수한 성적을, 형에겐 뛰어난 운동신경을 각각 칭찬하면 된다.

    부모의 시선이 오로지 공부에만 집중돼 있으면 자칫 아이가 지닌 훌륭한 보석을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 우등생이 아니라도 사교성 많고 따뜻한 성품으로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 아이는 훗날 단순히 공부만 잘하는 아이보다 성공할 확률이 훨씬 크다. 아이가 노래를 잘하거나 그림을 잘 그린다면, 춤을 잘 추거나 남을 웃게 하는 재주가 있다면 부모부터 적극적으로 나서서 그 재능을 칭찬하고 계발해줄 필요가 있다.

    이 글을 읽는 학부모들은 지금 당장 ‘공부 말고 내 아이가 잘하는 것’을 한번 적어보길 바란다. 의외로 그 가짓수가 많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아이들을 동일한 잣대로 비교하는 대신 각자의 보석을 깨닫게 해주는 부모, 그 보석이 반짝반짝 빛나도록 앞장서서 이끌어주는 부모야말로 자녀를 성공시키는, 진짜 ‘좋은 부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