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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16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에 참석한 190여 개국 대표들은 11일(현지 시각) 녹색기후기금 조성 등을 포함한 기후변화 대책에 합의했다.
이날 발표된 합의문에 따르면 오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1000억 달러(약 114조원) 규모의 녹색기후기금이 조성될 전망이다. 이 기금은 산림 보호·지원, 청정에너지 기술 이전 등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이와 별도로 오는 2012년까지 300억 달러의 긴급자금도 마련된다. 긴급자금의 운영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이사 12명씩 총 24명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주도할 예정. 출범(出帆·단체가 새로 조직돼 일을 시작함) 이후 첫 3년 동안은 기금 사용과 관련해 세계은행의 감시를 받는다.
각국은 또 합의문을 통해 지구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도를 초과해 상승하지 않도록 하는 ‘긴급한 행동’을 촉구했다. 상승폭을 1.5도까지 낮추기 위한 연구, 삼림파괴 방지, 각국 기후변화 목표 모니터링 등에 대한 합의도 이뤄졌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교토 의정서 이후 합의’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입장 차이로 이뤄지지 못했다.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減縮·덜어서 줄임) 목표를 담아 지난 2005년부터 발효(發效·효력을 나타냄) 중인 교토 의정서는 오는 2012년이면 폐기된다. 이 문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리는 내년 총회 때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세계 각국 정상과 환경단체는 이번 합의를 환영하고 다음 총회에서 더 나은 합의를 이끌어낼 것을 주문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전 합의보다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면서도 “교토 합의를 대체하기 위한 완전한 합의까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칸쿤 합의는 성공적이었다”며 “각국은 이번 총회에서 한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든 셰퍼드 세계자연보호기금(WWF) 회장은 “각국이 교토의정서를 대신할 합의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했지만, 최소한 내년 총회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회의였다”고 평가했다.
김지혜
'절반의 성공' 칸쿤 기후변화협약
김지혜 인턴기자
apri0906@chosun.com
녹색기후기금 조성 합의‥ 교토 의정서 대체엔 실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