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겨울방학, 우등생 따라잡기
김명교 기자 kmg8585@chosun.com
기사입력 2010.12.13 00:21
  •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독서를 즐기면 배경 지식이 풍부해져 공부를 잘하게 되는 건 물론, 사고력과 이해력도 발달한다. 하지만 요즘 어린이들은 책 읽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학교를 마치면 이 학원에서 저 학원으로 옮겨 다니기 바쁘고 집에 돌아와 과제를 하다보면 이내 잠자리에 들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학기 중보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방학은 책과 친해질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겨울방학, 우등생 따라잡기' 제2탄, 오늘은 '독서' 편이다.

    ◆독서의 '힘'? 국어·토론 공부 안해도 '쑥쑥'

    이태경 군(서울 경기초등 3년)은 자타가 공인하는 '책벌레'다. 엄마가 "책 좀 그만 보라”고 말릴 정도로 책 읽기를 즐긴다. 태경이가 책에 푹 빠지게 된 건 일곱 살 무렵. 직접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세상을 책으로 경험하면서부터다. 태경이는 "책을 가려 읽진 않지만 특히 역사책을 좋아하며, '삼국지'를 가장 재밌게 읽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책을 읽다보니 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됐어요. 무엇보다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죠. 특히 국어 과목은 따로 공부를 하지 않아도 점수가 잘 나왔어요. 책을 싫어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먼저 관심 분야의 책을 접하면서 독서에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어요.”
    최윤화 양(서울 보광초등 6년)은 최근 한 국제중학교에 합격했다. 사교육을 전혀 받지 않고 이룬 결과다. 공부 외에 윤화가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는 토론. 비결은 바로 '독서'다. 윤화는 "책을 읽으면서 중심 내용을 파악해 정리하다보니 '혼자서 공부하는 요령'이 저절로 익혀지더라”고 귀띔했다.
    "자기주도학습을 하려면 혼자서 교과서 속 중요한 내용을 찾고 정리할 줄 알아야 하잖아요. 독서는 그런 능력을 기를 수 있게 도와줘요. 토론을 할 때도 책에서 본 내용을 인용하거나 근거로 제시할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되죠.”
    ◆미리 계획 세우되, 체험활동과 연계하면 효과적
    겨울방학 동안 책과 친해지려면 독서 계획부터 세워야 한다. 이때 특히 중요한 게 학부모의 역할이다. 이명호 서울 잠전초등 선생님은 "아이의 특성과 능력에 맞는 독서 계획을 짜보라”고 조언했다.
    "책 읽기를 싫어한다는 건 독서의 필요성 자체를 모르거나 독서의 즐거움을 느껴보지 못했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런 경우 부모님은 아이에게 무조건 독서를 강요하기보다 다른 분야, 예를 들어 체험활동 등과 독서를 연관시켜 지도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가령 아이가 공룡을 좋아한다면 공룡 관련 책을 권하기 전 공룡 박물관이나 자연사 박물관을 방문해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 궁금한 내용은 독서를 통해 해결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 읽을 시간을 여유롭게 주는 것, 주변 환경을 독서에 적합하게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이명호 선생님은 "부모님은 TV를 보면서 아이에게 책 읽으라고 강요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독서를 공부나 과제로 여기게 하는 것도 금물이다. 오서경 한우리독서토론논술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아이가 독서를 공부로 여기면 독서 자체에 부담을 느끼고 흥미를 잃는다”며 "다음 이야기 상상하기, 책에 대한 생각 말하기, 독서 골든벨 등의 방법을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읽을 책을 잘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오 선임연구원은 "체질에 안 맞는 음식은 독(毒)이 되듯 각자의 수준에 맞게 책의 종류와 분량을 정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이명호 선생님도 "많은 부모님이 아이의 학년에 맞춰 책을 권하지만 학년보다 개개인의 읽기 능력이 책 선택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명교 기자 kmg8585@chosun.com
    책 읽기가 싫다면 이렇게 해보세요!
    <저학년>
    1. 부모님과 한 줄씩 번갈아가면서 읽어보세요.
    2. 자신이 읽을 분량을 조금씩 늘려보세요. (예: 부모님은 한 줄, 나는 두세 줄)
    3. 하루에 한 권, 점심 먹고 한 권 등 목표를 정해 읽으세요.

    <고학년>
    1. 관심 있는 분야의 책부터 도전해보세요.
    2. 처음부터 너무 두꺼운 책을 고르진 마세요.
    3. 책을 읽은 후, 부모님과 책 내용에 대해 충분한 대화를 나누세요.
    (주인공은 누구이며 무슨 일을 했는지, 책을 다 읽은 후 어떤 생각이 드는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