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업성취도 최고 수준… 최상위권 성적은 별로
김지혜 인턴기자 april0906@chosun.com
기사입력 2010.12.10 09:48

상하이·홍콩 등 중국 도시들‘막강’

  • 지난 7일(현지 시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2009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키워드 참조〉에서 우리나라 만 15세(중3~고1)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중국이었다. OECD 경제협력 파트너 자격으로 올해 처음 평가에 참여한 중국(상하이)의 학업성취도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었기 때문.

    OECD 회원국은 PISA에 국가 단위로, 비회원국은 국가나 도시 단위로 각각 참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비회원국인 중국은 상하이·홍콩·마카오 등 도시 단위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 종합 성적은 최상위권이나 학생 수 줄어

    PISA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읽기 1~2위, 수학 1~2위, 과학부문2~4위로 평가돼 세 분야 모두 최상위권에 들었다. 평가에 참여한 전체 65개국 중에선 읽기가 2~4위, 수학이 3~6위를 각각 차지했다. 과학은 4~7위로 지난 2006년 평가(7~13위)보다 순위가 크게 올랐다. PISA는 오차를 감안해 점수 차가 확연히 크지 않으면 각국 순위를 ‘1~2위’ 와 같이 범위로 표시한다. 김경희 한국교육평가원(이하 ‘평가원’) 국제학업성취도평가실장은 “우리나라가 PISA에서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 OECD도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위권 학생뿐 아니라 최상위권(상위 5%) 학생도 눈에 띄게 줄었다. 2006년 평가와 비교했을 때 읽기와 수학 부문 최상위권 학생의 비율은 각각 21.7%에서 12.9%로, 9.1%에서 7.8%로 낮아졌다. 과학은 1.1%로 같았다. 반면, 아시아 경쟁국의 최상위권 성적은 우리보다 뛰어났다. 종합순위에서 우리보다 뒤처진 대만과 일본도 최상위권 성적에선 우리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김성열 평가원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 학교에 심화교육 프로그램이 부족한 게 최상위권 학생이 줄어든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상하이·홍콩… 중국 '도시국가'들의 약진!

    이번 PISA 결과 발표에서 가장 눈길을 끈건 단연 중국 교육의 부상(浮上·갑자기 관심을 끌거나 좋은 위치로 올라섬)이다. 상하이(중국)는 세 과목에서 모두 월등한 점수 차로 단독 1위를 차지했다. 항상 1위를 지켰던 핀란드를 제치고 얻은 성과다. 상하이뿐 아니라 홍콩도 읽기와 수학에서 3~4위, 과학에서 2~3위를 차지했다. 김경희 실장은 “이번 결과를 놓고 중국 전체의 성적을 논하긴 어렵다” 며 “하지만 상하이 등 중국 일부 도시는 ‘학력중점학교제도’를 운영해 최상위권 학생들을 위한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실시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 PISA

    OECD가 3년마다 실시하는 읽기·수학·과학 평가. 의무교육이 끝나는 만15세 학생을 대상으로 나라별 표집집단을 구성해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