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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됐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따뜻한 나눔이 절실한 사람들이 있다. 쌀 한 톨, 연탄 한 장이 아쉬운 국내외 이웃들이다. 불우이웃돕기 모금이 매년 이맘때 집중되는 건 그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모금액 규모도 커졌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2674억663만원이던 불우이웃돕기 모금액은 지난해 3318억6284만원으로 24%가량 늘었다. 그런데 나눔은 어른들만 할수 있는 걸까? 어린이가 참여할 만한 기부나 후원 프로그램은 없을까? 소년조선일보는 ‘나눔의 달’ 12월을 맞아 두 차례에 걸쳐 어린이 기부에 관한 기획 기사를 싣는다. 편집자 주
이규석 군(경기 용인 창덕초 5년)은 지난해 4월부터 20개월째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굿네이버스를 통해 해외 어린이 후원에 참여하고 있다. 그 덕분에 스리랑카에 사는 예쁜 동생이 하나 생겼다. ‘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조정연 지음, 국민출판사)란 책을 읽고 어려운 친구를 돕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규석이는 후원 활동을 통해 형편이 어려운 다른 친구들도 돌아보게 됐다. 특히 혈우병을 앓는 친구 영규의 사연을 접한 후, 주변 사람들에게 후원 참여를 적극적으로 호소해 지난해 3월부터 10개월간 80만원을 모아 영규에게 전달했다. 어머니 한현숙 씨(37세)는“규석이가 일주일에 한 시간씩 하던 컴퓨터 게임도 참아가며 돈을 모았다”고 말했다. -
‘기부’ 나 ‘나눔’ 하면 여전히 ‘어른들이나 할 수 있는 것’ 이라고 생각하는 어린이가 많다. 하지만 꼭 그런것만도 아니다. 국제구호개발 NGO한국 월드비전에 따르면 2010년 12월 현재 월드비전 정기 후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초등생은 지난 2006년 보다 4배가량 증가한 6543명이다. 성인 후원자에 비하면 아직 1~2% 수준에 불과하지만 놀라운 성장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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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참여할 수 있는 기부나 후원 방법은 다양하다. 규석이처럼해외 어린이와 1대 1로 결연(結緣·인연을 맺음)하는 프로그램이 대표적. 굿네이버스의 경우, 월 3만원으로 후원받는 어린이의 교육·식사·보건 등을 종합적으로 돕게 된다.
100원 이상의 소액으로 정기후원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다. 아름다운 재단이 펼치고 있는 ‘1% 나눔’ 운동은 생일비용의 1%, 공부시간의 1% 등을 나눔에 쓰는 프로그램이다. 굿네이버스는 2005년부터 국내외 빈곤 어린이를 지원하는 ‘100원의 기적’ 이란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 캠페인의 참가자는 최근 4만 명을 넘어섰다. -
‘돈’ 이 아닌‘ 마음’ 을 통해 나눔을 체험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아름다운재단의‘어린이 나눔 클럽’ 과 굿네이버스의 ‘세계시민교육’ 등이 그 예. 특히 "‘나’ 를 넘어선 ‘우리’ 를 배운다” 는 목표로 진행되는 세계시민교육은 올해에만 전국 초·중·고등학생 145만 명이 참여했다. 양진옥 굿네이버스 나눔사업본부장은 “최근 어린이 후원자가 급증한 배경엔 기부와 나눔의 가치를 가르치려는 똑똑한 엄마들이 있다” 고 말했다. 어린 시절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기부나 자원봉사 등을 경험해온 아이들에겐 친(親)사회성이 발달한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김통원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나눔은 어릴 때부터 훈련돼야 실천할 수 있는 것” 이라며 “어린이 후원자의 증가는 나눔 문화 확산이란 측면에서 보면 더없이 반가운 소식” 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만남 없이 돈만 전달하는 후원은 낡은 방식” 이라며 “소외계층을 직접 만나고 교류하는 ‘봉사형 나눔’ , ‘ 체험적 나눔’ 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고 덧붙였다.
[송년기획] [기부, 어린이도 할 수 있어요!] <上> 이런 기부 프로그램 어때요?
이윤정 인턴기자
yjlee@chosun.com
봉사·능력·용돈기부… "여러분도 나눔 전도사 돼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