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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조선일보 어린이 독자 여러분, 이번 달 지면에서 뭔가 달라진 점 없으셨나요? 낯선 기자 이름이 몇 개 등장했죠. 네, 물론 저도 그 중 한 명이었습니다. 늦었지만 인사할게요. 최민지 인턴기자입니다. 전 원래 조선일보 교육섹션 ‘맛있는공부’의 인턴기자로 뽑혔는데 11월 한 달간 소년조선일보에서 교육을 받게 됐습니다. 12월 ‘맛있는공부’로의 복귀를 앞두고 여러분께 작별 인사도 드릴 겸 펜을 들었습니다.
처음 소년조선일보로 배치됐을 땐 기쁨보다 두려움이 컸습니다. 어린이에게 도움 될 만한 기사를 쓰려면 여러분 눈높이에서 세상을 봐야 하는데, 그러기엔 너무 오래 전 초등학교를 졸업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첫 주엔 ‘내가 어린이 눈높이를 함부로 단정 짓는 건 아닐까?’ 하는 고민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답니다.
하지만 현장에 나가 직접 만나본 어린이들 덕분에 제 고민은 눈 녹듯 사라졌어요. 제 질문에 어떤 어린이는 해맑게, 또 다른 어린이는 찌푸린 얼굴로 답을 건네더군요. 이처럼 확실하게 좋고 싫음을 표현해주는 독자가 또 있을까요? 일주일쯤 여러분을 직접 만나며 전 점점 확신을 갖게 됐어요. ‘혼자 고민하지 말고 직접 부딪쳐 독자에게 물어보자!’ 이게 제가 내린 해답이었죠.
취재일기를 쓰며 이제까지 작성한 취재수첩을 들춰봤습니다. 일을 시작한 지 이제 4주, 벌써 한 권 하고도 절반을 넘겼더군요. 기간 중 제가 만난 어린이는 무려 105명! 체벌 금지를 반대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던 어린이, 학교 도서관의 문제를 조목조목 짚어주던 어린이, 일명 ‘빼빼로 데이’의 과소비 문화를 비판했던 어린이. 어른인 저조차 생각지 못했던 의젓한 말을 들으며 놀랐던 기억도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소년조선일보에서 일하지 않았더라면 놓쳤을, 보물 같은 기록들이죠.
이제 전 ‘맛있는공부’ 팀으로 돌아가지만 여러분과의 만남은 절대 끝이 아닙니다. ‘맛있는공부’는 중·고교, 대학은 물론이고 초등학교까지 아우르는 기사를 쓰는 곳이거든요. 그러니까 언제, 어디서 여러분과 다시 만나게 될진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다음 번에 다시 한번 절 만나면 잊지 말고 반갑게 인사해주세요. 약속!
[취재일기]소중한 만남… 아쉬운 작별
최민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