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어린이 특파원]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반바지 입고 운동
글₩사진=일본(도쿄) 김채린 명예기자 <세타소학교 4학년>
기사입력 2010.11.26 09:51
  • “와, 오늘은 마쓰리(축제)다!”

    이때쯤 한국에선 가을 운동회가 열리지만 이곳 일본은 학교 축제 기간이에요. 반별로 준비한 연극을 체육관 강당에 모여 선보이고 다른 반을 돌아다니면서 재미있는 게임도 하죠. 게임에 참가할 때마다 도장을 받을 수 있는데 도장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처음 해보는 게임이 대부분이었지만, 세계의 모든 어린이가 공통으로 좋아하는 게 바로 게임이잖아요. 그래서 저도 어렵잖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어요. 인상 깊은 점이 있다면 폐품을 재활용해 만든 게임이라는 점이에요. 폐품으로도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눈에 띄었죠.


  • 김채린 양은“일본
학교는 학생들의 공
부뿐 아니라 체력 향
상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전했
다. 사진은 1 채린
양이 반 친구, 담임
선생님과 다정하게
포즈를 취한 모습 2
폐품으로 만든 게임
도구 앞의 채린 양
3 점심을 맛있게 먹
은 후 교실 청소를
하는 모습.
    ▲ 김채린 양은“일본 학교는 학생들의 공 부뿐 아니라 체력 향 상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전했 다. 사진은 1 채린 양이 반 친구, 담임 선생님과 다정하게 포즈를 취한 모습 2 폐품으로 만든 게임 도구 앞의 채린 양 3 점심을 맛있게 먹 은 후 교실 청소를 하는 모습.
    ◆“아무리 추워도 반바지 입고 매일 뜀틀·줄넘기”

    일본의 학교는 매일 점심 식사 후에 한 시간씩 꼬박꼬박 청소를 해요. 사실 제가 가장 싫어하는 시간이죠. 아마도 점심 식사 후에 밀려오는 식곤증을 물리치기 위해 그러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일본 친구들은 자기가 먹은 자리를 깨끗하게 치우고 정돈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두는 듯했어요. 대걸레로 열심히 교실 바닥을 닦고 쓸다 보면, 제 다리는 후들후들 떨리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점심 청소에 익숙하지 않아 생긴 부작용인가 봐요.

    또 제가 힘들어하는 시간이 있는데 바로 체육 수업 시간이에요. 6학년 언니·오빠들은 다른 학년보다 조금 더 일찍 등교해 매일 운동을 하죠. 친구들은 쉬는 시간마다 운동장으로 달려가요. 철봉에 매달려 다람쥐처럼 뱅글뱅글 도는 동작을 연습하는데, 이걸 ‘캣츠볼’이라고 해요. 전학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전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연습하곤 하죠.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는지 배꼽에 작은 피멍이 들기도 했어요. 일본 친구들은 아무리 추운 날에도 반소매 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뜀틀·줄넘기 등을 하면서 운동장을 달려요. 이렇게 운동을 하다 보면 체력이 튼튼해질 뿐 아니라 정신력도 강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본은 몇 년 전부터 다른 나라에 비해 공교육의 질이 떨어진다고 판단, 교과 학습을 강화하고 학교 체육에도 공을 들이고 있대요.

    ◆“일본 어린이도 좋은 대학 가려고 학원 다녀요”

    수업을 들어보니 한국과 비교하면 수학 진도가 빠른 것을 느꼈죠. 그래서 우리 학교에선 전학 온 절 도와주기 위해 한국인 자원봉사 선생님을 1주일에 세 번이나 만날 수 있게 해줬어요. 자원봉사 선생님은 하루에 두 시간씩 1주일에 여섯 시간을 저와 함께 해주세요. 학교생활에 대해 자세히 안내해주시고 공부를 도와주시기도 하죠. 한번은 학부모 참여 수업이 있었어요. 방범 의식을 높이기 위해 그룹을 지어 ‘안전지도’를 만드는 시간이었죠. 그날 외국인인 엄마의 통역을 도와주려고 자원봉사 선생님이 학교에 와주셨어요. 이렇듯 일본 학교는 학생의 작은 어려움도 적극적으로 도와준답니다.  

    일본 어린이들도 한국처럼 ‘주쿠’란 학원에 다녀요. 성적이 우수한 친구들은 주쿠에서 더 높은 단계의 수업을 들을 수 있죠. 우리나라에서 외국어고등학교나 과학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학원에 다니듯, 일본의 명문학교인 와세다중학교나 게이오중학교 등으로 진학하려는 친구들이 다니는 곳이에요. 이들 중학교는 고등학교·대학교까지 연계돼 있어 졸업하면 대부분이 일본 명문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이 대학을 목표로 하지 않은 대다수의 어린이는 주쿠를 다니지 않고 질서·예절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부분을 배우며 재미있게 학교생활을 하죠. 등하굣길에 만나는 일본 친구들의 얼굴에서 볼 수 있는 건강한 미소만 봐도 그들이 얼마나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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