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뒤덮은 해충, 왜?
김명교 기자 kmg8585@chosun.com
기사입력 2010.11.24 09:42

나폴리엔 쥐·바퀴벌레 '몸살'… 파리·뉴욕엔 빈대 '공습'

  • 세계의 3대 미항(美港·아름다운항구)으로 손꼽히는 이탈리아의 나폴리가 쥐와 바퀴벌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민들이 쓰레기 소각장 건설을 반대해 몇 년째 쓰레기 대란을 겪고 있기 때문. 현재 나폴리 거리에 쌓인 쓰레기는 약 2900 t (톤)에 이른다.

    나폴리에서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조사단은 22일(이하 현지 시각) “쓰레기를 먹고 사는 쥐와 바퀴벌레가 도시에 들끓어 사람들의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고 경고했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대도시에 바퀴벌레나 벼룩 등 전염병을 옮기는 해충이 나타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미국 최대의 도시로 꼽히는 뉴욕과 프랑스의 낭만 도시 파리가 대표적 예. 영국 로이터통신은 지난 17일 “뉴욕에 이어 파리도 빈대의 습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 보도했다. 뉴욕은 지금도 쥐와 빈대를 상대로 ‘전쟁’ 을 벌이고 있다. 유엔 본부, 블루밍데일스백화점,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등 관광 명소에서 빈대가 발견되는가 하면,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지하철역 안에서 쥐가 발견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다행히 서울의 상황은 다른 대도시에 비해 나은 편이다. 김귀남 서울시복지건강본부 전염병관리팀장은 “해충이 생기는 주된 이유는 해충의 먹이가 되는 쓰레기” 라며 “서울시는 쓰레기 처리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주거 환경이 개선돼 자취를 감췄던 해충이 최근 대도시에서 자주 발견되는 이유는 뭘까? 여러 가지 추측이 있지만 빈대는 해외여행 증가로 관광객을 통해 유입됐다는 설(說)과 강력살충제인 DDT를 사용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란 설이, 쥐는 전철역 곳곳에 널려 있는 쓰레기 때문이라는 설이 각각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