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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미국의 슈퍼컴퓨터 경쟁이 뜨겁다. 슈퍼컴퓨터란 많은 양의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를 말한다. 기상·우주·천체의 기원 등 단위가 큰 계산을 처리할 때, 혹은 인체의 신경시스템과 화학반응 등 미세한 단위의 계산을 수행할 때 주로 사용된다.
지금까지 슈퍼컴퓨터 분야에서 부동의 1위는 미국이었다. 하지만 지난 15일 국제 슈퍼컴퓨터 컨퍼런스가 발표한 ‘탑(Top) 500’에서 중국 국방과학기술대학의 슈퍼컴퓨터 ‘톈허(天河)-1A’가 미국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라섰다. 톈허-1A 이전 가장 빠른 처리속도를 자랑하던 미국 오크릿지 연구소의 ‘재규어’는 2위로 밀려났다. -
톈허-1A의 처리속도는 2.566페타플롭(petaflop·1초당 1000조(兆) 회 연산 처리 가능). 재규어는 초당 1.759페타플롭의 계산을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슈퍼컴퓨터의 계산력 총계는 미국(51.03%)이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다. 미국은 2010년 11월 현재 세계 500대 슈퍼컴퓨터 중 절반이 넘는 275대를 순위에 올렸다. 42대를 보유한 2위 중국(13.03%)에 크게 앞서 있다.
톈허-1A의 등장에 미국과 계산력 총계 3위의 일본은 앞다퉈 새로운 슈퍼컴퓨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올해 안에 텐허-1A의 10배 성능을 가진 슈퍼컴퓨터를 완성할 계획이다. 일본도 초당 계산속도가 경(京·조의 1만 배)회에 이르는 ‘게이(경의 일본식 발음)’란 이름의 슈퍼컴퓨터를 개발 중이다. 일본 일간지 아사히신문은 18일 “미국·중국·일본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오는 2012년이면 초당 처리 속도가 1경~2경 회에 이르는 슈퍼컴퓨터가 전 세계에 4~5대 정도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청난 성능을 자랑하는 만큼 슈퍼컴퓨터를 개발하고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일본 슈퍼컴퓨터 게이의 경우 약 1조5000억 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 미국 재규어는 3만~5만 가구가 하루에 쓰는 총전력을 사용해 유지 비용도 만만찮다.
한편, 우리나라가 보유한 슈퍼컴퓨터의 계산력 총계는 2.08%로 세계 7위다. 탑 500에 올라 있는 기종은 세 개. 기상청이 최근 도입한 ‘해온’(19위)과 ‘해담’(20위)으로 계산 속도는 각각 초당 316조 회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보유한 ‘타키온Ⅱ’(24위)는 초당 274조 회의 처리 속도를 갖고 있다.
[IT뉴스] 美·中·日 '슈퍼컴퓨터' 속도 경쟁
김재현 기자
kjh10511@chosun.com
"1초당 1000조(조의 1만 배) 아니, 경의 속도로 계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