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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서울특별시 초등학교 풍물놀이 겨루기 대회’가 한창인 서울 미동초등학교(교장 권무) 강당. 수업이 없는 일요일이었지만 학교는 수많은 사람으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강당 한가운데에선 오색 빛깔 옷을 입은 어린이들이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며 가락을 타고 있었다. 신명 나는 노래가 울려 퍼지자 관객 350여 명이 환호성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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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6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서울 지역 초등 교사들로 구성된 서울초등풍물교육연구회가 주최하고 있다. 풍물 교육 연구, 특별활동반 지도, 풍물 발표대회 등의 활동을 통해 어린이에게 우리 음악의 우수성을 알리는 단체다. 이번 대회를 총괄한 공희천 태랑초 선생님은 “매년 참가 팀의 실력이 늘고 있어 가르치는 입장에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올해 대회엔 ‘앉은반’ 10개 팀, ‘선반’ 3개 팀 등 모두 13개 팀이 참가했다. 모둠북놀이, 웃다리 사물놀이, 삼도 사물놀이 등 공연 종류도 다양했다. 팀별 평균 인원은 20~30명. 대부분이 초등 4~5학년 학생이었다. 박봉태 신영초 선생님은 “풍물놀이는 대개 초등 4학년 때 배우는 경우가 많아 5학년이 되면 벌써 ‘2년차’ 전문가”라며 “특히 선반 어린이들은 서서 공연해야 하는 데다 짜인 진영대로 움직여야 해 힘들어하면서도 다양한 역할을 익힐 수 있어 즐거워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에서 상모(농악대들이 쓰는 모자 또는 모자 꼭대기에 길게 늘어뜨린 술)를 돌린 이권우 군(신영초 4년)은 “친구들과 달리 연주 없이 상모만 돌렸는데도 많은 사람이 응원의 박수를 쳐줘 더 힘이 났다”며 웃었다.
3시간 넘게 계속된 공연이 끝난 후엔 전통타악연구소예술단의 축하 무대 ‘타타타’가 이어졌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방승환 전통타악연구소장은 “자기 팀이 공연할 땐 물론, 다른 팀 공연을 보면서도 우리 가락을 즐기는 모습이 보여 기쁘다”며 “지금처럼 풍물을 즐길 수 있는 어린이가 자란다면 좋은 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심사평을 밝혔다.
이날 대상의 영광은 서울 미동초등학교 ‘미동풍물단’에게 돌아갔다. 미동풍물단은 경기 충청 지방에서 유래한 웃다리 사물놀이를 공연해 큰 박수를 받았다. 상북(사물놀이에서 북을 이끄는 사람)을 맡은 김태현 군은 “풍물을 배운 지 2년쯤 됐는데 대상은 처음 받는다”며 “친구들이 연습 때보다 잘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미동풍물단 지도교사 박재열 선생님은 “지난해엔 장구만 갖고 나왔다가 좋지 않은 성적을 받고 돌아갔다”며 “올해 종목을 사물놀이로 바꾸면서 아이들이 잘 따라와줄까 고민도 많았는데 대상까지 받게 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얼~쑤! 사물놀이 고수들 다 모였네
김재현 기자
kjh10511@chosun.com
13개 팀 참여···제6회 서울초교 풍물 겨루기 대회 열려
미동초 '미동풍물단'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