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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월 마지막 날은 핼러윈 데이예요. 핼러윈 데이가 다가오기 한 달 전부터 집이나 가게 등에선 핼러윈 장식을 해두고, 저와 친구들은 올해의 핼러윈 커스튬(costume·의상)을 고민한답니다. 핼러윈 데이 일주일 전엔 동네 커뮤니티 센터나 도서실 등에서 핼러윈 펌킨(pumpkin·호박) 장식하기, 잭오랜턴(Jacko’lantern·호박 속을 파고 초를 넣은 핼러윈용 장식) 만들기 행사를 해요.
◆배트맨 분장하고 ‘마녀 수프’ 만들고
핼러윈 데이 아침, 학교에 갈 땐 핼러윈을 위한 특별한 옷을 입습니다. 올해 제 친구들은 영화 ‘스타워즈’ 속 군인, 마이클 잭슨, 귀신, 닌자, 마리오, 공주, 마녀, 영화 ‘하이스쿨 뮤지컬’ 주인공, 토마토케첩 병, 배트맨, 슈퍼맨 등의 옷을 입고 왔어요. 선생님들도 모두 커스튬을 입고 오신답니다. 올해 아이만 선생님은 의사 선생님으로 변신하셨고 멀리컨 선생님은 잠옷을 입고 오셨어요. 우리 담임 선생님은 만화 ‘스누피’에 나오는 유령 데이비드 브라운이 되셨죠. -
이렇게 모두 모이면 아침 9시부터 학교 운동장에서 퍼레이드를 합니다. 자기가 입고 온 옷들을 뽐내면서 학교 주변을 한 바퀴 돌고 운동장에서 모여 반별로 사진도 찍어요. 다른 반 친구들의 다양한 핼러윈 커스튬을 볼 수 있고 부모님들도 참여할 수 있어요. 교실로 들어오면 ‘매드 사이언스(Mad Science)’란 핼러윈 관련 과학놀이를 해요. 예를 들면 마녀 수프 만들기 같은 거죠. 여러 가지 화학약품을 섞으면 거품이 부글부글 나는데 먹어보면 콜라 맛이 나요.
오후엔 교실에서 핼러윈 파티를 합니다. 부모님이 컵케이크·과일·주스 등을 먹으면서 즐거운 파티를 해요.
◆1년 중 딱 하루 ‘공짜 사탕’ 얻는 날
학교 수업이 끝나도 핼러윈은 끝이 아니에요. 본격적인 ‘Trick or Treat’ 시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죠. ‘Trick or Treat’란 “캔디나 초콜릿 등 맛있는 걸 안 주면 널 괴롭히겠다”는 뜻이에요. 저와 친구들은 핼러윈 커스튬을 입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초인종을 눌러요. 주인이 나오면 “Trick or Treat!”라고 크게 소리를 쳐요. 그러면 사탕·캔디·과자 같은 걸 주시죠. 또 어떤 분들은 집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세요. 집 안에 들어가 보면 무덤, 비석, 마녀, 악마, 거미줄, 해골이 탄 기차 같은 핼러윈 장식을 볼 수 있어요. 사진도 찍을 수 있고 만져볼 수도 있죠. 핼러윈 박물관에 온 것 같아 정말 신기해요. 이날 하루만큼은 동네 가게나 식당 등 어느 곳에서나 공짜로 사탕이나 초콜릿을 얻을 수 있죠. 이렇게 가득 모아둔 사탕은 1년 내내 먹을 수 있을 만큼 많아요. -
친구들이 우리 집으로 놀러 오기도 해요. 우리 집에서도 사탕이나 초콜릿을 준비해뒀다가 “해피 핼러윈(Happy Halloween)!”을 외치며 나눠줍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자꾸 밖에서 딩동딩동 소리가 울려요.
바깥이 어둑해지는 저녁 6시 정도면 학교에서 핼러윈 댄스파티가 있어요. 학생뿐 아니라 엄마, 아빠, 선생님의 가족도 모두 핼러윈 복장을 갖추고 와 음악 소리에 맞춰 춤도 추고 소리도 지르며 놀아요. 핼러윈 데이가 끝나면 모든 가게와 집의 장식은 11월 말에 있을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에 어울리는 분위기로 바뀌고 이곳에도 긴 겨울이 시작되죠.
벌써 이번 글이 마지막이네요. 그동안 제 얘기가 재미있었나요? 생생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 교장 선생님, 담임 선생님과 인터뷰를 하고 소년조선일보를 소개해 드리기도 했죠. 제겐 정말 흥미진진한 시간이었답니다. 다음엔 더 신나는 미국 소식을 갖고 한국 친구들을 찾아올게요. 모두 잘 지내요! <미국편 끝>
[출동! 어린이 특파원] 10월 마지막 날은 '공짜 사탕'이 쏟아지는 날!
한 달 전부터 핼러윈 의상 고민… 학교서 각자 옷 뽐내며 퍼레이드
친구들과 과학놀이도 재미 '쏠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