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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가 또다시 발생한 쓰나미(지진해일)와 화산폭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5일(이하 현지 시각)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서부에서 규모 7.7의 강력한 해저(海底·바다의 바닥) 지진에 이은 쓰나미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최고 높이 6m의 파도가 주변 섬마을 10여 곳을 덮쳐 많은 사망자와 실종자가 나왔다. 규모 6 안팎의 여진(餘震·큰 지진이 일어난 다음에 잇따라 일어나는 작은 지진)도 계속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아골로 수파르토(Suparto) 인도네시아 재난관리청 대변인은 지진 직후 “마을 10개가 쓰나미로 인해 순식간에 사라졌다”고 말했다. 27일 집계된 사망자는 300여 명, 실종자는 400여 명에 이른다. 최대 피해 지역은 70개의 섬으로 구성된 먼따와이 군도(群島). 인구 6만8000명 정도인 이곳은 대나무 등 약한 건축자재로 지어진 전통가옥이 대부분이어서 피해가 컸다. -
지진 발생 이튿날인 26일엔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에 위치한 메라피(Merapi·해발 2914m) 화산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메라피 화산은 1.5㎞ 상공까지 화산재를 뿜어냈고 열구름을 두 시간 이상 발생시켰다. 이 폭발로 인한 사망자는 27일 현재 30명을 넘어섰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메라피 화산 지역의 악천후(惡天候·몹시 나쁜 날씨)와 열악한 접근성, 2차 폭발 가능성으로 인해 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004년 수마트라에서 발생한 쓰나미로 16만8000여 명이 사망했다. 당시에도 규모 9.3의 강한 지진 직후 쓰나미가 와 피해 규모가 컸다. 이 밖에도 2006년 최소 596명, 2007년 최소 70명, 지난해 9월 최소 1100명 등 인도네시아에서 쓰나미로 목숨을 잃는 사람은 끊이지 않고 있다. 메라피 화산도 지속적으로 폭발해 1930년 1300여 명, 1994년과 2006년엔 각각 60명과 2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유독 인도네시아의 쓰나미와 화산폭발이 잦은 이유는 뭘까? 인도네시아는 일명 ‘불의 고리(Ring Fire)’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地震帶·지진이 자주 일어나기 쉬운 지역)에 속해 있다. 환태평양 지진대는 칠레에서 미국 알래스카, 일본, 동남아시아, 남태평양 섬에 이르기까지 4만233㎞를 연결하는 지진대로 지각을 구성하는 여러 판(板·지구 겉 부분을 둘러싸고 있는 두께 100㎞ 안팎의 암석 판. 현재의 지구는 크고 작은 10여 개의 판이 모자이크 모양을 이루고 있다)의 경계선에 위치하고 있다. 이 판들이 움직이면서 직접 지진을 일으키거나 지진 발생에 간접적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한 나라의 지진과 화산 활동이 활발한 건 그 때문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인도판, 호주판, 유리시아판 등이 혼재(混在·뒤섞여 있음)돼 있어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와 화산폭발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자주 일어난다.
[국제뉴스] '불의 고리' 위에 있는 인도네시아
김지혜 인턴기자
april0906@chosun.com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해 쓰나미·화산·지진에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