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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거리와 책이 가득 담긴 사랑의 상자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내용이에요.”
23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만난 이건 군(부산 오륙도초등 1년)은 마무리 단계의 그림을 보여주며 해맑게 웃었다. 제목은 ‘사랑의 나눔 상자’. 크레파스와 물감을 섞어 그린 그림엔 제목처럼 사랑과 나눔의 정신이 가득했다. -
제14회 종교문화축제 사생대회가 성황리(盛況裏·모임 따위에 사람이 많이 모여 성대한 분위기를 이룬 가운데)에 열렸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국 각지에서 모인 300여 명의 어린이들은 하얀 도화지에 ‘사랑, 나눔, 화합’을 주제로 따뜻한 동심을 마음껏 펼쳐보였다. 고민욱 군(서울 보광초등 3년)은 여러 종교 지도자들이 즐겁게 축구 경기를 하는 ‘우리 모두 프리킥’이란 그림을 통해 종교 간 화합을 강조했다.
이날 오후 5시 열린 시상식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은 최성우 일맥문화재단 이사장은 “참가자 모두가 멋진 상상력을 발휘해 심사가 무척 어려웠다”며 대회 최고상인 대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수상자로 박서현 양(서울 가주초등 5년)의 이름을 불렀다. 종교와 나라가 달라도 얼마든지 서로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내용의 박 양의 그림(‘한마음 된 종교’)은 각 캐릭터의 표정이 살아있고 성실성이 돋보인 작품이란 평가를 받았다. 박 양은 “장래 꿈이 화가”라며 “즐거운 마음으로 욕심 없이 그렸는데 생각지도 못한 큰 상을 받게 돼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이 밖에 김아영 양(서울 세곡초등 6년)과 임예원 양(서울 가주초등 1년)이 최우수상을, 고민욱 군(서울 보광초등 3년) 등 7명이 우수상을 받았다. -
한편, 이날 행사장엔 기독교·불교·천주교·원불교·유교·천도교·민족종교 등 국내 7대 종단이 체험 부스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기독교 부스에선 참가자의 그림을 즉석에서 티셔츠에 찍어주는 이벤트가, 천주교 부스에선 팔찌 묵주 만들기 프로그램이, 불교 부스에선 연꽃 만들기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었다. ‘칭찬 스티커’를 많이 받은 반 어린이 여섯 명과 함께 국립중앙박물관 내 어린이박물관 현장 체험에 왔다가 축제장에 들른 강난규 선생님(경기 안양 호암초등)은 “박물관 체험도 좋았지만 다양한 종교를 체험해볼 수 있는 종교문화축제를 통해 아이들과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며 즐거워했다.
종교축제 사생대회 수상자 명단
△대상: 박서현(서울 가주초등 5년)
△최우수상: 김아영(서울 세곡초등 6년)
△최우수상: 임예원(서울 가주초등 1년)
△우수상: 고민욱(서울 보광초등 3년)
△우수상: 김보영(서울 세곡초등 1년)
△우수상: 박서연(서울 선린초등 4년)
△우수상: 손하은(경기 김포 유현초등 2년)
△우수상: 조은비(서울 봉천초등 3년)
△우수상: 최유정(서울 가주초등 6년)
△우수상: 홍태의(서울 가주초등 6년)
'화합의 잔치' 종교축제 막내려… 동심은 따뜻했네
류현아 기자
haryu@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