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대화초등 '영어 축제'… "영어, 원래 이렇게 재밌는 거예요?"
고양=김지혜 인턴기자 april0906@chosun.com
기사입력 2010.10.22 09:46

연극·벼룩시장·놀이 부스서 하루종일 영어로만!

  • “How much is this?”(이건 얼만가요?)

    “It’s Five dollars.”(5달러예요.)

    “oh, it’s too expensive!”(오, 너무 비싼데요!)

    지난 20일 오전, 경기 고양 대화초등학교(교장 정희정) 곳곳에서 이런 대화가 오갔다. 이날 하루 대화초등의 공식 언어는 한국어가 아닌 영어였다. 학교 측이 올해 처음 주최한 ‘대화 영어 축제(Daewha English Festival)’가 열린 날이었기 때문이다.

    대화 영어 축제는 글로벌 시대를 맞아 어린이들이 영어와 좀 더 친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선생님과 학부모가 함께 마련한 행사다. 영어놀이부스와 영어연극 공연, 학년별 벼룩시장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 영어놀이 부스에서 병원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고양=남정탁 기자 jungtak2@chosun.com
    ▲ 영어놀이 부스에서 병원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고양=남정탁 기자 jungtak2@chosun.com
    운동장에 마련된 5개 주제의 놀이부스 중 가장 인기를 끈 건 ‘Daewha Hospital(대화 병원)’이었다. 이곳에선 병원을 찾은 어린이가 영어로 자신의 증상을 설명하면 의사 선생님이 진찰한 후 적절한 약을 처방해주는 역할극이 진행됐다. 의사 선생님 역할은 실제 약사인 학부모가 맡았다. 약 대신 사용된 건 색색의 초콜릿 볼. 김예원 양(1년)은  “진짜 약은 쓰기만 한데 달콤한 초콜릿을 약으로 받아 좋다”며 즐거워했다.

    영어학습실에서 막을 올린 영어연극 공연도 볼거리였다. 4~5학년 어린이 열 명이 준비한 연극 제목은 ‘We can do anything we want(우리가 원하는 건 뭐든 할 수 있어)’. 신문에 실리기 위해 각자의 매력을 뽐내는 어린이들의 경쟁을 다룬 작품이었다. 극중 한 어린이가 콜라 페트병으로 만들어 붙인 ‘식스팩 복근’을 자랑하는 장면에선 관객의 박수와 폭소가 쏟아졌다. 하종현 군(4년)은 “친구들이 만든 공연이지만 어른 공연 못지않게 재밌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 지난 20일 ‘대화 영어 축제’에 참가한 경기 고양 대화초등 어린이들이 친구들 앞에서 영어연극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고양=남정탁 기자 jungtak2@chosun.com
    ▲ 지난 20일 ‘대화 영어 축제’에 참가한 경기 고양 대화초등 어린이들이 친구들 앞에서 영어연극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고양=남정탁 기자 jungtak2@chosun.com
    영어 벼룩시장에도 많은 어린이가 몰렸다. 이정연 군(2년)은 “물건을 영어로 사고팔다 보니 영어가 좀더 친숙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번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해준 건 학부모의 적극적 참여였다. 실제로 영어놀이부스의 주제를 정하고 기획, 운영하는 모든 과정에 학부모가 참여했다. 축제를 총괄한 하영리 선생님은 “학부모의 자발적이고 열정적인 참여 덕분에 전교생이 즐길 수 있는 멋진 축제를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희정 교장 선생님은 “교육청의 지원 없이 선생님과 학부모의 자발적 기획과 참여로 완성된 축제여서 더욱 자랑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