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 바다의 경비원, 무법자가 되다
김지혜 인턴기자 april0906@chosun.com
기사입력 2010.10.22 09:46

세계 선박 피랍 90%가 '소말리아 해적' 소행

  • 올 들어 전 세계에서 발생한 선박 피랍(被拉·납치를 당함)사건 대부분이 소말리아 해적의 소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해사국(IMB)이 18일(현지 시각)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 1월부터 9월까지 발생한 선박 피랍사건은 총 3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건 늘었다. 이 중 90%(35건)가 소말리아 해적에 의해 일어났다. 21일 현재 우리나라 선박 두 척도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상태다.

    악명 높은 ‘바다의 무법자’ 소말리아 해적은 언제, 어떻게 생겨났을까? 기원은 199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소말리아는 군벌(軍閥·군대가 중심이 된 정치 세력)이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후 사실상 무정부 상태였다. 이런 상황을 틈타 유럽이나 아시아 등 외국 배들은 소말리아 해역에 몰래 들어와 물고기를 잡고 산업폐기물을 버리는 등 불법 행위를 일삼았다.

    소말리아 어부들과 군벌은 이를 막기 위해 소말리아 해상을 경비하는 단체를 만들었는데, 이게 소말리아 해적의 시초였다. 처음엔 소말리아 해역에 불법 침입하는 배를 쫓거나 체포하는 역할을 하다가 점차 해적으로 그 성격이 변질된 것이다.

    초창기 소말리아 해적은 소총 몇 개로 무장하고 밧줄을 이용해 공격할 배에 올라타는 등 비교적 간단한 방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요즘은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선박을 납치해 받은 인질의 몸값 등으로 금전적 여유가 생긴 데다 노련한 경험까지 더해졌기 때문. 최근 이들은 모선(母船·작업의 중심이 되는 큰 배)을 이용한 공격을 펼치고 대형 선박 납치에도 나서는 등 점점 활동이 대담해지고 있다. 선원을 겁주기 위해 총을 발사하는 경우도 잦아졌다.

    한편, 국제사회는 소말리아 인근 바다에 다국적 연합 함대를 보내 연합 작전을 펼치는 등 소말리아 해적을 물리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摸索·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