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이 위험하다] (2) 사고, 이렇게 하면 줄일 수 있다
류현아 기자 haryu@chosun.com
기사입력 2010.10.21 09:49

등교시간 학교 앞 도로 차를 없앴다_서울 남시초
길 건널땐 이어폰 빼고, 장난 치지 말아야

  • 13일 오전 8시 20분 서울 동작구 사당동 남사초등학교. 주택가에 자리 잡은 이 학교 후문 앞은 등교하는 어린이들로 시끌벅적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어린이가 인도 대신 도로 한가운데를 마음껏 오가고 있었다. 더 이상한 건 교통안전 지도를 하러 나온 녹색어머니회원. 아이들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볼 뿐,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교통차단…돌아가시오.’ 비밀은 도로 양끝 한가운데 자리 잡은 바리케이드였다. 

  • 등교시간(오전 8~9시)에 학교 후문 앞 도로의 차량 통행을 전면 금지시켜 온 서울 남사초등학교. 구청과의 오랜 협의 끝에 7~8년 전부터 이 제도가 시행되면서 어린이들의 등굣길 안전에 ‘파란불’이 켜졌다. / 남정탁 기자 jungtak2@chosun.com
    ▲ 등교시간(오전 8~9시)에 학교 후문 앞 도로의 차량 통행을 전면 금지시켜 온 서울 남사초등학교. 구청과의 오랜 협의 끝에 7~8년 전부터 이 제도가 시행되면서 어린이들의 등굣길 안전에 ‘파란불’이 켜졌다. / 남정탁 기자 jungtak2@chosun.com
    ◆등교시간 학교 앞 도로 “차 출입금지”
    스쿨존 내 교통사고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안전한 통학로를 만들어 어린이들을 보호하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 대표적 예가 남사초등이다. 이 학교는 등교시간인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후문 앞 100가 넘는 T자 도로의 차량 통행을 전면 금지시키고 있다. 지난해 부임한 최길자 교감 선생님은 “후문은 우리 학교 전교생의 90% 이상이 이용하는 출입문”이라며 “교직생활을 33년 했지만 어린이를 위해 학교 앞 도로의 차량 통행을 금지하는 학교는 이곳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남사초등은 7~8년 전부터 등교시간 차량 통행을 금지시키고 있다. 안경애 남사초등 녹색어머니회장은 “구청에 끊임없이 건의해 얻은 결과”라며 “처음엔 주민들과 마찰도 잦았지만 지금은 지역사회 모두가 아이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란 점에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경찰 지구대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안 회장은 “매일 아침 경찰관 두 명이 나오는데 경찰차가 서 있기만 해도 스쿨존 내 교통법규를 어기는 운전자가 확 줄어든다”고 말했다.

    ◆길 건널 땐 횡단보도로 천천히
    스쿨존 교통사고의 대다수는 교통 법규를 무시하는 어른들 때문에 발생한다. 그렇다고 마냥 어른 탓만 하고 있을 순 없는 일. 어린이 스스로가 몇 가지의 안전 수칙만 제대로 알고 지켜도 사고 위험을 대폭 낮출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길 건널 땐 무조건 횡단보도를 이용해 천천히 걷기’다. 허억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어린이가 주·정차된 차량 사이를 뛰어 길을 건너다 차에 받혀 목숨을 잃을 확률은 어른의 보행 중 사망 사고 확률의 18배나 된다”며 “횡단보도에선 손을 들고 좌우를 살피며 천천히 걷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전자와 눈을 맞춰 차량이 완전히 정지하는 걸 확인한 후 횡단보도에 들어서는 것도 중요하다. 길을 건너는 도중에도 계속 자동차의 움직임을 살펴야 한다. 횡단보도는 오른쪽으로 건너는 게 안전하다.

    통학로를 오갈 때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게임기를 들여다보는 건 위험천만한 일이다. 휴대전화로 통화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행동도 삼가야 한다. 친구와 장난치며 길을 건너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교통 안전교육을 받고 싶다면
    어린이안전학교(www.go119.org): 유형별 어린이 사고와 예방법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학교 단위로 신청하면 무료로 전문강사를 파견해준다.

    한국생활안전연합 ‘슬로우 캠페인’(www.slow.or.kr): 게임으로 교통 안전 상식을 익힐 수 있다. 

    세이프키즈코리아 어린이안전교육관(www.isafeschool.com): 교통 안전뿐 아니라 가정 안전, 승강기 안전 등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다.

    교통안전공단 어린이세상(kid.kotsa.or.kr): 어린이 교통사고 통계와 사고유형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삼성화재교통박물관(www.stm.or.kr): 만화와 퀴즈로 교통 안전 상식을 배울 수 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