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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는 박석민에게 좌전안타, 조영훈에게 1루쪽 내야 안타를 얻어맞고 만루를 자초했다. 이어 진갑용 타석 때 스트라이크 낫아웃 상황에서 공을 포수 양의지가 빠뜨려 패스트볼이 됐고 이 사이 3루 주자 최형우가 홈을 밟았다. 김선우는 설상가상으로 폭투까지 저질러 1점을 더 헌납했다.
연합뉴스 10월 11일 보도 -
●스트라이크 낫아웃이란?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 4차전 5회초 2사 만루 상황. 타석에 들어선 삼성 진갑용의 볼 카운트가 투 스트라이크 원 볼로 몰려 있을 때였다. 두산 투수 김선우<사진>의 공이 포수 양의지의 글러브 밑으로 지나가 뒤쪽으로 빠져버렸다. 긴장한 탓에 김선우와 양의지 간 사인이 제대 로 전달되지 않은 게 문제였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진갑용은 헛스윙(swing)을 했다. 일반적으로 보면 세 번째 스트라이크가 적용돼 삼진으로 착각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선 ‘스트라이크 낫아웃(Strike Not out)’의 규칙이 적용됐다. 진갑용은 곧장 1루로 전력 질주해 세이프됐다. 왜 이런 규칙이 적용될까?
스트라이크 낫아웃은 삼진의 종류 중 하나로 유일하게 1루로 출루할 수 있는 규칙이다. 위 경우처럼 투 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헛스윙을 했지만 포수가 그 공을 잡지 못하고 뒤로 흘리거나 놓쳤을 경우 스트라이크 낫아웃이 적용된다. 이때 타자가 공보다 1루에 먼저 도착하면 세이프가 선언될 수 있다. 하지만 기록상으로는 삼진으로 처리된다.
스트라이크 낫아웃이 허용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1루에 주자가 없을 때로 노 아웃이나 원아웃 상황에서 스트라이크 낫아웃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다. 만약 스트라이크 낫아웃이 노 아웃 또는 원 아웃에 1루 주자가 있을 경우에도 허용되면, 수비하는 팀에서 더블 플레이(한 번의 수비로 두 명의 타자를 아웃 시키는 것)를 노릴 수 있기 때문에 공격하는 팀의 입장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주자가 1루에 있을 경우 내야 플라이성 타구를 고의로 떨어뜨리는 것을 막기 위한 ‘인필드 플라이(infield fly)’ 규칙과 비슷한 이유라 할 수 있다.
또 하나는 투 아웃인 경우다. 이런 상황에선 1루에 주자가 있어도 스트라이크 낫아웃이 적용된다. 아웃카운트에 따라 규칙이 달라지는 셈이다.
스트라이크 낫아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삼진보다 먼저 생긴 제도다. 1845년 최초의 야구팀인 미국 ‘뉴욕 니커보커스’에서 시합을 하기 위해 대부분의 규칙을 만들었는데, 그 중 하나가 스트라이크 낫아웃이다. 당시 타자들은 스트라이크가 세 번 들어오기 전 반드시 공을 때려야 했다. 현재는 세 번째 스트라이크를 치지 못해 아웃이 되면 바로 더그아웃으로 들어가지만 초기 야구에선 공을 못 쳐도 무조건 1루로 내달려야 했다. 스트라이크 낫아웃 상태에서 세이프되는 경우도 많았다. 포수 장비도 지금처럼 발전하지 않았고 포수의 위치도 현재보다 훨씬 뒤쪽이었기 때문에 타자로선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것이다.
[알쏭달쏭 스포츠 용어] 야구 편_포수가 투 스트라이크서 공 놓치면 헛스윙 해도 무조건 1루로 뛰어!
김재현 기자
kjh10511@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