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언니의 캐릭터 여행] 외롭고 슬플 땐 백마 탄 왕자님 테리우스가 '짠~'
와이쥬크리에이티브 대표
기사입력 2010.10.09 23:27

"수많은 소녀들이 캔디를 꿈꿨대"

  • 한 주근깨 소녀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외모는 아니지만 유난히도 남자복이 많은 소녀 ‘캔디’가 그 주인공이에요.

    캔디는 원래 일본 소설가 미즈키 교코의 작품 속 캐릭터였습니다. 이후 1975년 역시 일본 만화가 이가라시 유미코의 화려한 그림으로 되살아나며 본격적 인기를 얻게 되죠.

    만화 ‘들장미소녀 캔디’는 미국 미시간주(州) 남쪽 ‘포니의 집’ 출신의 꼬마 아가씨 캔디를 중심으로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며 전개됩니다. 포니의 집에서 같이 자란 ‘애니’와 캔디가 아드레이가(家)에 입양된 후 영국에서 만난 ‘패티’ 등 여자친구들과의 우정이 그려지죠. 하지만 오늘은 캔디에게 설렘을 전해준 남자들에 초점을 맞춰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 캔디의 매력 중 하나는 캔디를 둘러싼‘멋진 남자’캐
릭터들이었죠. 당시 여자 어린이 사이에선“네 이상형
은 안소니 같은 남자야, 테리우스 같은 남자야?”란 질
문이 꽤나 유행했답니다. / 와이쥬 크리에이티브 제공
    ▲ 캔디의 매력 중 하나는 캔디를 둘러싼‘멋진 남자’캐 릭터들이었죠. 당시 여자 어린이 사이에선“네 이상형 은 안소니 같은 남자야, 테리우스 같은 남자야?”란 질 문이 꽤나 유행했답니다. / 와이쥬 크리에이티브 제공
    처음 캔디에게 두근거림으로 등장했던 동산 위 왕자, 기억나세요? 친한 친구 애니와의 이별에 슬퍼하며 훌쩍이던 캔디에게 전해준 멋진 말(“꼬마 아가씨는 웃는 얼굴이 더 예뻐요”)은 캔디가 괴롭고 슬플 때마다 참고 또 참을 수 있는 힘이 돼줍니다.

    ‘안소니’와 ‘테리우스’를 오가며 나눈 사랑 얘기도 빼놓을 수 없죠. 캔디는 물론, 짝사랑과 질투심에 불타는 ‘이라이자’ 등 수많은 소녀들의 애를 태웠으니까요. 특히 소녀들은 캔디가 사랑스러운 금발 안소니와 만나는 장면, 그의 죽음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장면을 읽을 때마다 마치 자신도 캔디가 된 듯 행복해하고 눈물지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글자체만 보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테리우스 G 그란체스터’! 그 반항아와의 사랑이 결실을 보았다면 캔디는 행복했을까요? 안소니와 테리우스를 사이에 둔 캔디의 사랑 이야기는 지금도 많은 소녀의 마음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또 하나! 캔디를 생각하면 주제가도 저절로 떠오르죠.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울어~’, 캔디는 비록 평탄하지 않은 삶을 살았지만 언제나 씩씩하고 굳세게 참고 다시 일어섰어요. 절 포함한 당시 수많은 ‘들장미 소녀 캔디’ 독자들 역시 속상한 일이 생길 때마다 나지막이 이 노랠 부르곤 했답니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만화 속 캔디처럼 모든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겼거든요.

    몇 해 전, 우연한 기회에 이라가시 유미코의 일본 집에 초청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상상 속에서 동경해온 만화가는 어느덧 고양이를 사랑하는 넉넉한 이웃집 아주머니가 돼 손님을 반갑게 맞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캔디의 상냥한 모습이 미소 짓는 그의 입매를 퍽 닮았네요.

    모두에게 따뜻하고 늘 환하게 웃었던 캔디가 모두에게 사랑받았듯 여러분도 고운 맘, 밝은 미소로 하루를 열어보세요. 혹시 또 알아요? 여러분에게도 어느 날 캔디처럼 풋풋한 첫사랑의 두근거림이 다가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