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한국 친구들…
김지혜 인턴기자 april0906@chosun.com
기사입력 2010.10.07 09:57

나, 돈키호테. 너희들 만나러 서울에 왔어
스페인 인형 친구들 165명과 함께야… 국립극장에서 만나자
From. 돈키호테

  • 어린이 친구들, 안녕? 난 너희를 만나기 위해 스페인에서 먼 길을 마다않고 달려온 돈키호테야. 진짜 돈키호테냐고? 아니, 실은 돈키호테 ‘인형’이야. 1997년 인형극 ‘돈키호테의 모험’의 주인공으로 태어났으니 올해로 열네 살이 됐지. 아저씨 같아 보이지만  사실 너희들 또래란다.

    그런데 말이야. 너희 혹시 알고 있니? 올해가 한국과 스페인이 외교관계를 맺은 지 60년 되는 해란 것! 내가 지난 5일 한국을 찾은 것도 그걸 축하하기 위해서야. 혼자 오면 외로울 것 같아 함께 인형극 무대에 서는 친구들과 함께 왔어. 모두 몇 명이냐고? 놀라지 마. 165명이나 되거든. 다들 한국은 처음이라 무척 설렌단다. 쉿! 근데 우리 일행이 다 내 또래인 건 아냐. 18세기 인형극 무대에서 맹활약하셨던 할아버지·할머니 인형도 모시고 왔거든. 200세를 훌쩍 넘긴 나이지만 여전히 정정하고 고우셔. 놀랍지?

    날 조종하려면 줄이나 막대를 이용해야 해. 하지만 모든 인형이 다 그런 건 아냐. 장갑을 끼듯 사람 손에 쏙 들어가 연기를 보여주는 친구도 있지. 우리도 너희들처럼 저마다 생김새나 특징이 달라. 예쁘게 화장하고 드레스를 차려입은 공주님이 있는가 하면 힘찬 연주를 들려주는 나팔수도 있단다.


  • 한국과 스페인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한국과 스페인 인형극의 세계’전시장에 다양한 스페인 인형들이 전시돼 있다. 인형극‘돈키호테의 모험(1997)’,‘ 엘 레타블로 데 마에세 페드로’(1976)(2001),
‘라 레이나 블랑카’(1986)에 실제사용됐던 인형들의 모습(위에서 부터) / 남정탁 기자 jungtak2@chosun.com
    ▲ 한국과 스페인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한국과 스페인 인형극의 세계’전시장에 다양한 스페인 인형들이 전시돼 있다. 인형극‘돈키호테의 모험(1997)’,‘ 엘 레타블로 데 마에세 페드로’(1976)(2001), ‘라 레이나 블랑카’(1986)에 실제사용됐던 인형들의 모습(위에서 부터) / 남정탁 기자 jungtak2@chosun.com
    한국에 있는 동안 우리가 머물 곳은 서울 중구 장충동에 있는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이야. 전시 이름은 ‘한국과 스페인 인형극의 세계’이고. 너희를 좀 더 가까이서 만나기 위해 다른 전시회에서처럼 유리막 안에 갇혀 있진 않을 생각이야. 우리가 어떤 공연을 했는지도 궁금하지? 걱정 마. 전시장에 오면 우리가 공연했던 영상도 틀어줄 테니까.

    우리는 내년 1월 9일까지 이곳에서 너희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거야. 돈이 필요하냐고? 그럴 리가! 우린 친구 사이잖아. 대신 시간 약속은 꼭 지켜줘야 해. 박물관이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진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 30분까지, 일요일엔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만 문을 열거든. 참, 월요일엔 오면 안 돼. 우리도 하루쯤은 쉬어야 또 힘을 내 너희들을 만날 수 있지 않겠어? 그럼 어린이 친구들, 곧 만날 수 있길 기대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