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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퉁불퉁 멋진 몸매에 빨간 옷을 입고 새콤달콤 향내 풍기는 멋쟁이 토마토~♬”
미래의 가수를 꿈꾸는 어린이 세 명이 파란색 무대에 올랐다. 첫 무대가 어색한 듯 마이크만 꽉 쥐고 있던 이들은 TV에서 동요가 흘러나오자 하나 둘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긴장이 풀리자 아이들의 입가엔 미소가 번졌다. 무대 앞 TV 화면에 비친 ‘노래하는 내 모습’이 신기한 듯 금세 눈이 휘둥그레졌다.
6일 오전 서울 송파어린이문화회관(송파구 오금동) 체험센터에서 펼쳐진 광경이다. -
◆키즈 카페·꼬마 헬스장… “없는 게 없네!”
지난달 30일 문을 연 송파어린이문화회관은 지하 3층, 지상 5층(옥상 포함) 규모의 어린이 전용 복합문화공간이다. 어린이의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시설로 가득한 이곳은 서울시 공공기관 중 처음으로 친환경 인증을 받은 건물이기도 하다.
1층에 들어서니 키즈 카페와 시간제 보육실 ‘아띠누리’가 첫눈에 들어왔다. 키즈 카페는 어린이에게 올바른 식습관을 가르치며 놀이체험도 제공하는 곳. 3000원이면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아띠누리에선 4~7세 어린이를 하루 최대 네 시간까지 맡아준다. 학부모가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전문 보육교사 두 명이 어린이들을 돌본다. 다양한 놀잇감도 제공된다. 단, 아이를 맡기려면 전날 오후 5시까지 신청해야 한다. 이용 시간은 매일 오후 2시부터 8시까지다.
2층과 3층은 다중지능체험센터로 꾸며져 있다. ‘내 안에 숨은 나만의 보물을 찾아서’를 주제로 어린이의 지능을 계발하고 창의력을 길러줄 수 있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김정숙 송파어린이문화회관 보육정보센터장은 “이곳저곳 누비다보면 어느새 어린이가 자신의 장점과 소질을 탐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게 이곳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2층은 ‘소풍’을 주제로 한 8개 체험공간으로 구성됐다. 특히 어린이 관람객이 몰린 곳은 영상놀이를 통해 자연과 친해지도록 만들어진 기구 ‘무지개마을’과 각국 악기를 연주해볼 수 있는 ‘개구리 시냇가’. 이곳에서 만난 이정현 군(6세)은 “내 손으로 전 세계 악기를 연주해볼 수 있어 신난다”고 말했다. -
◆맘껏 놀다 답답하면 하늘공원 나들이 가요
3층 ‘장롱나라’는 어린이의 신체 발달기능을 고려해 특별히 설계된 공간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어린이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가수처럼 노래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가운데엔 누구나 맘껏 탈 수 있는 커다란 터널 모양의 미끄럼틀도 있다. 벽면에 위치한 암벽등반 공간은 영어 알파벳과 캐릭터가 그려져 있어 교육과 재미를 동시에 누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코너. 어린이의 발육 상태를 고려한 꼬마 헬스장도 마련돼 있다. -
4층 재능센터에선 요리·영어·음악·미술·창의교실 등 다양한 체험수업이 열린다. ‘영어발레’ ‘과학요리’ 등 서로 다른 분야를 결합해 어린이 관람객의 흥미를 더한 34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뮤지컬 공연장 ‘아이소리홀’과 옥상 하늘공원을 갖춘 5층도 꼭 한번 들러볼 만하다.
키즈 카페에서 만난 학부모 이성이 씨(32세)는 “이용료가 예전에 다니던 곳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데다 대부분의 놀이기구가 친환경 소재여서 아이와 함께 와도 안심할 수 있겠다”며 “아이들의 영양 균형을 고려한 식단도 맘에 들어 자주 오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하철 3·5호선 오금역 1번 출구로 나오면 회관 건물이 보인다. 이용요금은 층별·프로그램별로 조금씩 다르다. 2000~7000원 선. 어른은 어린이 요금의 반값만 내면 입장할 수 있다. 2개 층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복합권도 판매한다. 송파구가 운영하지만 송파구민이 아니어도 누구나 입장이 가능하다. (문의 kids.songpa.go.kr, 02-449-0505)
국내 첫 어린이전용 공간 '송파어린이문화회관'을 가다
김재현 기자
kjh10511@chosun.com
꼬마 헬스장·키즈 카페… 미술·영어·체육 교실이 한곳에
"상상력이 자라는 '어린이 천국'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