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뉴스] "미래 PC는 나의 개인 비서"
조찬호 기자 chjoh@chosun.com
기사입력 2010.09.27 09:43

인텔, 사용자 요구 예측하는 '상황 인식' 기술 소개

  • 지난 13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텔 개발자회의에서 인텔 최고기술책임자(CTO) 저스틴 래트너는 “컴퓨팅의 미래는 상황을 인식하고 이를 사용자의 경험과 공유하는 획기적인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단순히 요청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의 평소 생활 유형을 분석해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상황인식 컴퓨팅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상황인식 컴퓨팅이란 현실 공간에서의 정보를 가상공간에서 정보화해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 중심의 지능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시험을 앞둔 학생의 스마트폰은 학원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시험 과목과 진도, 학력 수준을 분석해 집의 스마트 TV에 전송하고 집에 도착하면 TV는 적합한 온라인 강의 목록을 선정해 골라서 볼 수 있게 해주는 식이다. 서점에 가면 그동안 읽었던 책과 출판사, 작가를 종합해 도서 목록을 제시해주고 친구의 생일이 다가오면 또래의 유행을 분석해 선물 사는 것을 도와주는 등 ‘개인 비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낸다.

    래트너 CTO는 “사용자가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유형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미리 파악하고 대신해 준비하는 일이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면서 “공상과학 영화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것이 바로 상황인식 컴퓨팅의 가능성이며 인텔연구소에서는 이미 상당한 기술적 성과를 이뤘다”고 말했다. 인텔은 이와 함께 사회적 이용 가능 서비스(SENS) 연구 계획도 소개했다. SENS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상황인식 기술을 이용해 친구, 가족의 정보를 공유해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더욱더 인간 중심적인 서비스를 위해 IT 업체들은 개발 초기부터 문화인류학, 민속학 등을 도입하고 있다. 인텔 상호작용ㆍ경험연구소는 문화인류학자인 제네비브 벨 소장이 이끌고 있다. 벨 소장은 전 세계 사람들의 문화와 생활에 기반을 두고 컴퓨터, 전화기 등 전자기기 이용 유형을 분석하고 이를 인텔의 새로운 반도체 칩과 소프트웨어 개발에 접목시키는 임무를 맡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IBM, 휴렛패커드 등도 마찬가지다. 벨 소장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휴대전화를 기도할 때 메카(이슬람교의 성지)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사용하는 이슬람 소년의 예를 들면서 “첨단기술은 단순히 직장이나 집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종교의식 등 우리 생활의 전반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첨단기술이 우리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며 우리가 첨단기술에 의해 변화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상황인식 컴퓨팅이 인간 중심의 기술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