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질계발 수업 39가지… 골라 들어요"
조찬호 기자 chjoh@chosun.com
기사입력 2010.09.14 09:39

학부모·지역 사회기관 뜻 모아 서울 용곡초서 무료 강의

  • 매주 금요일 6교시면 서울 광진구 중곡4동 용곡초등학교(교장 심형기) 교실은 다양한 체험 공간으로 변신한다.

    “쿵쿵 짝 쿵, 쿵쿵 짝 쿵” 강당에선 드럼부의 연주가 시작되고 1학년 1반 교실에선 어린이들이 신나는 댄스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5학년 3반 교실에선 “하나! 둘! 셋! 넷! 포즈! 포즈!”하는 선생님의 구령에 맞춰 광고 모델부 어린이들이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다.

    누가 있나 싶을 정도로 조용한 교실도 있다. 바둑 교실이 열리는 1학년 2반에선 꼬마 기사들이 사범 선생님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며 차분하게 기보를 익히고, 6학년 1반에 모인 어린이들은 한 땀 한땀 정성 들여 펠트(짐승의 털에 열과 압력 등을 가해 만든 천)로 모자나 양말 따위를 만든다.

  • 용곡초등학교 드럼부 어린이들이 학부모 강사 조신자 씨(왼쪽에서 두 번째)와 함께 4분의 2박자 연주를 연습하고 있다. 조씨는 “내가 드럼을 치면서 느낀 즐거움을 아이들에게 전할 수 있어 수업이 무척 즐겁다”고 말했다. / 남정탁 기자 jungtak2@chosun.com
    ▲ 용곡초등학교 드럼부 어린이들이 학부모 강사 조신자 씨(왼쪽에서 두 번째)와 함께 4분의 2박자 연주를 연습하고 있다. 조씨는 “내가 드럼을 치면서 느낀 즐거움을 아이들에게 전할 수 있어 수업이 무척 즐겁다”고 말했다. / 남정탁 기자 jungtak2@chosun.com
    용곡초등은 지난 1학기부터 학부모, 지역사회 기관과 힘을 합쳐 다양한 계발활동 수업을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 시작된 2학기 계발활동 수업은 재능과 열정을 갖춘 학부모 20명을 비롯, 문화예술진흥원·광진문화원·중곡문화센터·광진청소년수련관 등 4개 기관에서 파견된 강사 8명 등이 합류해 총 39개 프로그램으로 알차게 운영된다.

    어린이들은 드럼부, 광고모델부 등 듣기만 해도 호기심이 생기는 분야를 비롯해 미디어탐방부, 배구부, 지리·역사부, 일본어부, 플루트·바이올린부 등에 참여해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쌓고 있다. 드럼부 김한덕 군(4년)은 “학원에서 드럼 배우는 형들을 보면서 부러웠는데 학교에서 드럼을 가르쳐 주니 정말 즐겁다” 며 “선택할 수 있는 수업이 많아져 앞으로 만화·글짓기·NIE(신문활용교육) 등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모델 에이전시에서 근무하는 임보라 씨는 이 학교 5학년 이경훈 군의 어머니다. 그는 실제 모델 교육 경험을 살려 이번 학기에 광고모델부 수업을 맡았다. “금요일마다 직장을 쉬고 수업하는 게 쉽진 않지만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자는 학교 뜻에 공감해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심형기 교장 선생님은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아이들의 소질 계발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며 “앞으로 학생들이 더욱 다양한 활동을 체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의 범위를 점차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