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년 전 ‘추노’ 문서 찾았다 드라마와 달리 관가에서 노비 추적
손정호 인턴기자 wilde18@chosun.com
기사입력 2010.09.11 22:02
  • 드라마 소재로도 큰 관심을 모았던 추노(推奴) 문서가 실제로 발견됐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10일 “전북 남원시 금지면 택내리 순흥 안씨 종가(宗家·족보상 한 집안에서 맏이로만 이어온 큰집)에서 조선 세조 6년(1460년)에 기록한 노비 추쇄(追刷·추적해 원래 주인에게 돌려줌) 문서<사진>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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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문서는 순흥 안씨 집안의 ‘안호’란 사람이 1460년 전라도관찰출척사(현재의 도지사에 해당)에게 “24년 전 영광 지역으로 도망친 여자 노비 몰개와 남편 등 일가족 4명을 찾아달라”고 요청한 내용을 담고 있다. 문서에 따르면 몰개는 안씨 집안에서 노비로 일하다가 세종 18년(1436년) 가족을 데리고 도망쳤다. 안호는 문서에서 △도망친 노비 가족의 정확한 주소를 알려주고 △몰개에게서 받지 못한 세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관(官)에 호소했다. ‘양반이 자기 돈으로 추노를 고용해 노비를 쫓는다’는 드라마 속 설정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안승준 한국학중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양반이 국가의 힘을 빌려 도망간 노비를 추적하는 추노제도는 국가 권력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명백한 증거”라며 “조선시대가 얼마나 양반 중심 사회였는지 보여주는 자료”라고 밝혔다.